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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 - 에드워드 윌슨 I

thinknew 2017. 5. 4. 17:00



이 책은 사회생물학을 제창한 에드워드 윌슨의 3부작 '곤충의 사회들', '사회생물학', '인간본성에 대하여'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윌슨이 제시한 사회생물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사회생물학은 대체로 사회성 생물 종들의 비교 연구를 토대로 하고 있다. 모든 생물은 진화 실험의 산물, 즉 수백만 년에 걸쳐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 이루어진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저자인데도 책 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른 것은 표현이 다른 것이지 정의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 서구의 학술적 전통에서는 자신의 글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베끼는 것은 표절에 해당된다.

생물의 사회성을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사회성도 진화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회생물학은 남녀 간, 인종 간 차이를 선천적인 것이라고 함으로써 한동안 심각한 문제였던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점 때문에 극심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윌슨은 차별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다. 근대 이후 차별의식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남으로 해서 모든 차별은 부정되고 오직 환경의 영향 만이 중요하다고 인정되었다. 남녀의 차이도, 인종 간의 차이도 모두 부정되는 상황에서, 인간은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같이 받는다고 이야기하기 위해서 유전자의 영향을 중요하게 거론한 것이 오해를 불러온 것이다. 저자는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고 사회생물학을 지속적으로 주장하였으며, 진화심리학의 진전에 힘입어 신다윈주의 진화론으로 통합이 되어 가고 있다.

사회생물학 3부작 중 앞의 두 책은 생물의 사회성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에 주안점이 두어졌다면,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이 생물학적으로 규명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논증을 주로 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언급은 인간도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여 인간 중심주의자들의 분노를 샀다.
"인간 본성의 일반 형질들은, 다른 모든 종들의 형질이라는 거대한 배경 앞에 놓고 보면 유한하며 특이해 보인다. 그러나 더 많은 증거들은 수많은 상투적인 형태의 인간 행동들이 일반 진화론에서 예측한 대로 포유동물의 것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영장류의 특정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인 사회 생활과 정신적 특성을 볼 때, 침팬지는 이전에는 비교 자체가 부적당하다고 여겼던 영역들에서도 인간과 거의 같은 등급에 놓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인간과 가깝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이 유전적 토대 위에 있다는 가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행동이 근연 관계에 있는 종들과 공유하고 있는 일부 유전자와 인간 종 고유의 유전자로 조직된다는 가설과 일치한다. 한편 이런 사실은 수 세대 동안 사회과학의 주류를 차지해 온 경쟁 관계에 있는 가설, 즉 인류가 전적으로 문화에 토대를 두는 수준까지 자신의 유전자로부터 탈출해 왔다는 가설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사유의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하지만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자면 '자유의지'라는 철학적 명제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저자도 그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한다. 당연히 자유의지의 문제도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수 세기 동안 위대한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은 결정론 대 자유의지라는 커다란 역설을 붙잡고 씨름해 왔다. 이 역설을 생물학적 용어로 바꾸면 이렇게 될 것이다. 우리 유전자들이 유전되고, 우리의 환경이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작동하고 있었던 물리적 사건들의 인과 사슬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뇌 속에 진정한 독립 행위자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행위자 자체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조된다. 그러므로 자유란 단지 자기 기만이 아닐까?"
"결정론과 자유 의지 사이의 역설은 이론적으로 해결이 가능할 뿐 아니라, 물리학과 생물학의 경험상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정신의 토대가 정말로 기계론적이라고 해도 우리가 동전의 경로나 꿀벌의 비행을 한정된 범위까지만 도표화할 수 있듯이, 각 인간의 세세한 행위들을 예측해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지성을 지닌 존재는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정신은 매우 복잡한 구조이며, 인간의 다양한 사회 관계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 정신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영향 하에 있는 개인이나 인간이 어느 한 사람의 구체적인 역사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런 근원적인 의미에서 너와 나는 자유롭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차적이고 더 약한 의미에서 볼 때, 우리의 행동이 부분적으로 결정되어 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행동 범주를 충분히 넓힌다면, 사건의 예측은 신뢰를 얻는다."


근친상간 금기, 의지의 문제 등도 거론하지만, 인간의 행동의 네가지 범주 즉, 공격성, , 이타주의, 종교에 각각 한 장씩을 할애하여 사회생물학적 이론의 토대위에 다시 검토한다.,

먼저 공격성에 대한 검토는 다음과 같다.
"인간의 공격성은 타고난 것일까? ……… 이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이런 결론은 이 결론을 인정하는 집단과 인정하지 않는 집단 양방향에서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신중한 논증을 전개한다.
"다른 수많은 행동이나 <본능>과 마찬가지로 명확히 정의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종의 공격성이란 사실상 신경계 내에서 각기 별도의 통제를 받는 서로 다른 반응들의 배열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적어도 일곱 가지 범주는 구분이 가능하다. 영토의 방어와 정복, 잘 조직된 집단 내에서의 서열 찾기, 성적인 공격성, 젖을 떼기 위한 적대 행동, 먹이를 향한 공격성, 포식자에 대항하는 방어형 역공, 사회 규범을 강화하는 데 쓰이는 도덕적이고 훈육적인 공격성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개체 밀도 당 공격 행위의 빈도를 계산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비록 공격 성향이 뚜렷하다고는 해도 우리는 가장 폭력적인 동물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결론짖는다.
"인간의 공격 행동이 유전자와 환경 사이의 구조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호작용 패턴이라는 관점은 진화론과 부합된다."

다음은 '인간의 성'에 관한 검토이다.
"성의 복잡성과 다의성은 성이 본래 번식용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나타난다."
"증식이 번식 행동의 유일한 목적이라면, 우리의 포유동물 조상들은 성없이 진화할 수도 있었다. 모든 인간은 성별 없이 무성 자궁의 표피 세포에서 싹렀을지도 모른다."
"쾌락은 기껏해야 동물들을 교미하게 만드는 장치이며, 다용도의 신경계를 지닌 생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시간과 에너지 를 구혼, 성교, 양육에 대규모로 투자하도록 유인하는 수단일 뿐이다."
"더구나 성행위는 어떤 의미에서 보아도 불필요하거 낭비되는 위험한 활동이다."
"주된 해답은 성이 다양성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성이란 부모가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놓고 양쪽에 돈을 거는 방법이다."
"다양성과 그 결과인 적응성은 왜 그렇게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유성생식이라는 수고를 하는지 설명해 준다. 장기적으로 보면, 직접적이고 간단한 성별이 없는 번식 방법에 의존하는 종에 비해 유성생식 종은 수적으로 크게 우세해 진다."


이상의 논증은 별로 논란 거리가 될 것이 없지만 다음과 같은 언급은 여성해방운동가들의 반발을 산다.
"무엇보다도 인간은 성적 상대의 교체가 대부분 수컷 주도로 이루어지는 온건한 일부다처제형이다."
"대체로 여성들은 남자들에 의해 한정된 자원 따라서 가치는 소유물로 취급되기 때문에, 상승혼, 즉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혼인 풍습의 수혜자가 된다. 일부다처제와 상승혼은 본질적으로 상보적인 전략이다. 다양한 사회에서 남성들은 추구하고 획득하는 반면 여성들은 보호되고 교환된다. 아들들은 난봉꾼이 되고 딸들은 유린당할 위험에 처한다. 성이 매매될 때 대개 구매자는 남성이 된다. 매춘부는 당연히 사회의 멸시 대상이 되기 쉽다."
"또 평균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기질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포유동물 생물학의 일반 원칙과도 부합된다. 집단으로서의 여성은 덜 단호하고 신체적으로도 공격성이 덜하다. 그 차이의 정도는 문화마다 다르다. 평등주의자들이 설정하는 사회처럼 단지 미미한 통계적인 차이만 있는 사회가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일부다처제 사회처럼 여성이 사실상 노예 상태에 있는 사회도 있다. 그러나 그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가 보다는 여성들이 성격 면에서 이렇게 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하다."
"즉, 성별에 따른 적당한 유전적 차이가 존재하며, 행동 유전자들은 기존의 거의 모든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심리 발달의 초기에 뚜렷한 분화를 낳고, 그 분화는 그 뒤의 심리 발달 과정에서 문화적 제재와 교육을 통해 거의 대부분 확대된다고 말이다."

그동안 남녀 차별이 문제가 되어 왔으므로 차별을 용인해서는 안되겠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남녀의 차이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명한 대응이 아니다. 그보다는 차별이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것이 차별로 기능하지 않도록 억제책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인간의 성에 대한 검토의 결론은 대략 다음과 같다.
"유달리 빈번하게 행해지는 남녀의 성행위는 남녀의 결합을 확고하게 하는 주된 장치 역할을 했다. 또한 그것은 남성끼리의 공격성을 약화시켰다."
"이것들(인간의 성적 쾌락)은 번식과 거의 관련이 없다. 그것들은 모두 결속과 관련이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