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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정현의 단식이 의도한 것

thinknew 2016. 10. 3. 14:00


이정현이 단식을 끝냈단다. 그렇게 끝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 새삼스럽지는 않다. 이런 저런 사이트에서 놀고 있는 꼴통들처럼 꼴통이라고 다 무식한 것은 아니다. 이정현도 마찬가지다. 무식하지 않은 인간이 결과가 뻔히 보이는 짓을 할 때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의도는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정현의 단식과 새누리당의 국회 보이콧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기사가 떳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48244&PAGE_CD=N0004&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1&CMPT_CD=E0018M

"새누리당이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달 26일부터 계속된 ‘국감 보이콧’을 오는 4일부터 접기로 했기만, 그간의 파행만으로도 ‘무국감 피감기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야는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밀린 숙제’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안이 걸린 정부 부처와 기관, 기업들은 ‘몰아치기 국감’에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을 앞두고 한숨을 몰아 쉬던 대법원(스폰서 판사)과 법무부(스폰서 검사, 우병우 민정수석 수사,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고발)는 국감 불발로 ‘횡재’한 대표적 기관이다. 정무위와 기획재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파행의 ‘혜택’은 마지못해 증인으로 국감장에 서야 했던 기업 임원 등에게 집중적으로 돌아갔다. 정무위의 경우 이상운 효성 대표(부회장), 김남수 삼성생명 부사장 등이, 기재위에서는 전국경제연합회 이승철 부회장, 미방위에서는 천강욱 삼성전자 부사장, 김재필 태광티브로드 대표, 윤원영 에스케이텔레콤 부문장, 김철수 케이티 부문장, 황현식 엘지유플러스 부문장 등이 소나기를 피했다. 안전행정위에서는 농민 백남기씨 사망과 관련해 경찰청이 일단 국감을 피했다."


이정현이 단식을 끝내는 계기는 여러 사람들이 예측한 바 있다. 유시민은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로 예측했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가 "장하다" 한마디만 하면 끝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청와대에서 수석이 다녀간 이후 이정현은 단식을 풀었다. 그런데 왜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게기지 않았을까? 이것도 별로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원래 이런 인간들은 배고픈 것을 못참는 법이다. 송로버섯이야 샥스핀이야 이런 고급지고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져 있을 게 뻔한데다, 명분도 없다. 그러니 단식 일주일 만에 들것에 실려가는 쇼를 한다. 단식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일주일 굶어서 사람이 탈진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단식을 끝내고도 국회를 마비시킬 수단은 많다. 어차피 체면이나 명분, 이런 거추장스러운 생각들은 진작에 스레기통에 버린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기사에 나온대로 이미 상당한 효과를 본 데다 남아 있는 국정감사 기간도 얼마 되지 않으니 굳이 단식을 끌고 갈 이유가 없는 것이지.

박근혜도 그렇고 새누리당도 그렇고, 꼴통짓을 하다가도 어느 선에서는 멈출 것이라는 기대는 접은지 오래다. 그러니 이게 꼴통짓의 끝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어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곧 흥미를 잃어버린다. 꼴통들이 노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인간의 심리을 알기 때문이고. 그러나 이것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시민 저항이다. 시민들의 저항이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 박근혜를 끌어내릴 때까지 시민 저항이 더욱 거세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