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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유사 일베들을 위한 경구 16 ('위험한 생각들'에서)

thinknew 2016. 8. 3. 16:56


존 브록만이 편집한 '위험한 생각들'에 보면 서문을 쓴 스티븐 핑거는 어떤 생각이 위험한 것으로 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밥그릇 싸움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위험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국가 안보 문제인 만큼 거기서 위험한 생각이라면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미국에 의지하지 않고도 북한을 능가한다'일 것이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 그에 따른 국방비 사용액 등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못할 리가 없다. 국방 백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그런데도 병사들의 정신력이라든지 구식 무기의 숫자 비교와 같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근거로 우리의 국방력 우세를 '위험한 생각'으로 몰고 간다. 그래도 이건 발전한 것이다. 그 전 군사 독재 정권 하에서는 이게 '위험한 생각' 정도가 아니라 곧 바로 '이적 행위'로 몰렸다. 스티븐 핑거는 그 이유를 밥그릇 싸움이라고 표현했지만 우리의 경우는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정권의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스티븐 핑거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도 있다.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고 보는 사람들을 반박하는 또 다른 근거가 있다. 우리의 도덕적, 정치적 방침들은 인간의 본성 가운데 가장 나쁜 요소들이 발휘되지 않도록 사전에 막으려고 설계된 것이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가 견제와 균형을 원칙으로 삼는 까닭은, 인간이란 우두머리가 되면 본성적으로 권력을 독점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종차별에 대해 우리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이를 저지하려고 하는 이유도. 인간이란 집단을 이루면 -그 집단은 대개 인간들이 만든 것이다- 다른 집단을 억누르고 차별하려는 유혹에 휘말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도그마(교조적인 주장)를 강요하고, 자신과 다른 믿음을 갖는 이단자(이교도)들을 억누르려는 욕망이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그와 같은 인간적인 약점은 무시무시한 억압과 폭력의 악순환을 낳았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토르케마다Torquemada(15세기 스페인 최초의 종교재판소 소장으로 이단자와 유태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화형에 처하고 추방하여, 종교적 편협성과 잔인한 광기의 상징이 되었다.)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자기의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 하려는 시도를 억제하고, 자신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모두 악마로 몰아세우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지, 차별을 왜 철폐해야 하는지에 대해 짧은 문장 안에 잘 서술해 두었다. 이 구절에는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핑거는 '성 차별'도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이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 연방최고재판소 판사였던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의 유명한 격언이다. 어떤 생각을 공개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그 생각의 잘잘못을 가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뜻이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이 잘못됐다는 점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공개적인 토론과 논의를 피하게 되면, 결국 그것이 옳을 수도 있다고 묵시적으로 동의한 꼴이 되고 만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진실한 것으로 결론났다면, 우리의 도덕 관념을 그것에 맞추어 조정해야 한다. 거짓된 것을 신성화하는 곳에서는 결코 미덕이 나올 수 없다."
정권의 안보 논리가 온통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런데 그 거짓을 믿어 주는 세력과 그 거짓을 확대 유포하는데 발 벗고 나서는 찌라시들 때문에 거짓이 사실처럼 굴러다니고 있다.

"우선 우리는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미리 예상하고 있을 경우엔, 행위에 따른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여기에서 행위란 공개적인 발언까지 포함한다. 이 논거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다른 모든 것보다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는 아니다. 이 세상에는 자신들의 편협한 신앙이나 파괴 욕구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이용하려고 드는, 증오와 냉혹함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일베들도 그러하고,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국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인간들도 그러하고, 우리 사회에는 증오와 냉혹함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무식한 유사 일베들은 이 대열에 끼이지 못해 안달이다. 제 발등 찍으면서도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놈들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