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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우남 찬가 (이승만 시) 명예훼손 무혐의

thinknew 2016. 8. 7. 15:55


자유경제원에서 이승만 시 공모전을 했는데 그 중 우승한 시와 입선작이 이승만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격분한 자유경제원이 그 작가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단다. 근데 이거 좀 우습지 않나? 자신들이 우수작이라고 뽑아놓고 그걸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다니. 아니나 다를까 경찰은 고소를 각하했다는 기사가 떳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807080902683


"서울 서초경찰서는 자유경제원이 공모전 출품작 '우남찬가'를 쓴 대학생 장모(24)씨를 업무방해·사기·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3월 자유경제원은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을 열어 장씨가 낸 우남찬가를 입선작 중 하나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소설가 복거일씨였다."
"뒤늦게 이 작품의 속뜻을 알아차린 주최 측은 장씨의 입상을 취소하고 장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공모전 개최 비용 등 손해배상금 5천699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냈다."
"경찰은 또 장씨가 조롱할 목적을 숨기고 입상함으로써 상금 10만원을 받아 간 행위에 사기 혐의가 있다는 자유경제원의 주장에는 공모전에 다양한 입장의 작품을 출품할 자유가 얼마든지 있고, 주최 측이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경제원을 골때리게 만든 작품을 한번 감상해 보자. 시로 보면 정말 나무랄데 없다. 복거일을 비롯하여 심사위원들이 헷갈릴만도 하다.

웃기는 것이 이게 입선작이고 최우수작은 따로 있다. 영시야 우리가 좋은지 안좋은지 판단할 수 없으니 일단 심사위원들이 최우수라 했다하니 그런가 보다 하자. 아무튼 그 최우수작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승만을 조롱하는 내용이었으니 자유경제원은 결코 의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온 천하에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자유경제원의 타는 속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자신들이 최우수 상으로 뽑은 작품이 사실은 자신들의 의도를 비꼬는 작품이었으니 어찌 안그렇겠나. 그런데 이건 막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저렇게 교묘하게 비꼬아놓았으니 복거일 아니라 복거일 할아버지가 와도 작가들이 실토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경찰의 존재 의미는 범죄 예방에 있다. 직접 범죄자를 잡아들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범죄 의도를 억제하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 옛말에도 "열 경찰이 하나 도둑을 잡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또 다른 데에서는 '진실은 입증하기가 쉽다'라고 이야기한 학자도 있다. 자유경제원의 해프닝과 같은 저런 우스운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가 정당해야 한다. 그래야 풍자가 끼일 여지가 없을 뿐더러 그게 자신들의 의도와 다르게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일은 더더욱 없를 것이다. 일베들이 노무현 전대통령을 조롱하는 이미지들을 많이 만들어내지만 그것들이 우수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일은 결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