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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왜 인간인가? - 마이클 가자니가

thinknew 2017. 4. 24. 16:59



인간의 존재는 동물과의 연장선 상에서 보는 견해와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는 관점에서 보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이 동물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전자의 견해가 진화론에서 시작된 만큼 다윈과 그의 동시대 사람인 헉슬리의 말을 먼저 인용한다.
"사람과 고등동물의 차이는 지금도 크지만, 분명 "정도의 차이지 종의 차이는 아니다"라고 기록한 찰스 다윈의 시각이었고, 인간의 뇌에 크기 외의 독특한 특징은 없다고 주장한 그의 동료이자 신경해부학자인 혁슬리T. H. Huxley의 시각이었다."

이어서 저자는 인간이 동물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생리학적 요인의 설명에서 출발한다.
"뇌 크기를 조절하는 마이크로세팔린microcephalin과 ASPM(the Abnormal Spindle-like MicrocephalyAssociated-gene)이라는 두 유전자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이는 두 유전자가 우리 조상의 뇌 크기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원인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신피질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새롭게 발견된 대뇌 피질의 한 영역으로 감각적 인식, 운동신경 명령 생성, 공간추리, 의식적 사고 그리고 우리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 언어 작용이 일어나는 곳이다. 신피질은 해부학적으로 네 개의 엽(葉)으로 나누어진다. 하나의 전두엽과 세 개의 후엽(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이 그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는 신피질이 유난히 크다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한다. 고슴도치의 신피질은 전체 뇌 무게의 16%를 차지하고 갤라고(작은 원숭이의 일종)는 46%, 침팬지는 76%를 차지한다. 사람의 신피질은 훨씬 더 크다."


그러나, 인간이 특별한 것이 모든 점에서 동물들과 구별되기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는 동물들의 연장선 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동물보다 특별한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뇌는 오직 한가지 목적을 위해, 다시 말해 더 많은 자손을 생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연선택을 통해 안착한 기묘한 장치라는 점이다. 이 간단한 사실이 많은 결과를 낳았고 아직도 진화론적 생물학의 중심에 서 있다."
"인간의 뇌가 독특한 이유는 독특한 DNA 배열때문이다."
"우리 앞에 놓인 자료를 냉정하게 바라보면 인간의 뇌만이 지난 독특한 특징이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유전자이고, 이 유전자를 지정하는 DNA가 겨우 1.5%만 밝혀진 상태에서, 유전학자들은 인간과 침팬지가 이 1.5% 가운데 98.6%가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어떻게 단 1.4%의 유전자가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저마다의 다양한 욕구, 의도, 신념, 정신 상태가 있다는 것을 선천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욕구, 의도, 신념, 정신 상태가 무엇인지에 관해 어느 정도 정확성을 가지고 이론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데이비드 프리맥과 그의 동료 가이 우드러프Guy Wodruff가 1978년 처음으로 이를 '마음 이론Theory of Mind, TOM'이라 불렀다."


물론 동물들도 기초적인 마음 이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 이론이 더 고도화되어 있다.그리고 마음의 여러가지 측면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한다.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능력, 언어를 통하여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있으며, 이들은 사회화와 관련이 있다.
"모든 것은 사회적 과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사람과 동물과 사물을 분류하는 데는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지만 삼각형과 사각형, 빨간색과 파란색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뺏속까지 사회적이다.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우리의 큰 뇌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있는 것이지, 보거나 느끼거나 열역학의 제2법칙을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우리는 사회적이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 집단에서 나타나는 이타주의의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러트거스대학 인류학 교수 로버트 트리버스Robert Trivers가 밝혀냈다.
"개체가 혈연이 아닌 다른 개체를 도와주고 차후 확실하게 보답을 받을 경우 그러한 행동이 생존에 유리해질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개체가 다른 개체를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그 개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두 개체는 보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접촉하며 지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도움을 줌으로써 발생한 비용을 평가하여 차후 통일한 가치의 보답을 받게 될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상호 이타주의'라는 것으로, 동물의 세계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인간 집단에서 상호 이타주의가 작용하는 이유가 있다.
"상호 이타주의를 행하는 종은 은혜를 갚지 않는 개체를 식별하는 메커니즘이 있다.""자연선택(에 의해 가지게 된 큰 뇌), 자웅선택, 자라는 뇌의 영양 공급을 위한 더 많은 음식의 필요라는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얽히면서 우리는 사회적 기질을 갖게 되었다.""이 가설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 대학의 리처드 바이른Richard Byrne 과 앤드루 휘튼이 처음 주장한 것으로, 그들은 영장류와 비영장류의 차이점은 사회적 기술의 복잡성이라고 주장했다. …… 오늘날에는 이 이론을 '사회적 뇌 가설social brain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인간이 대집단을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요인을 다양하게 설명한다.
"리버풀 대학의 명석한 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의 주장 …..  던바는 사회집단의 크기를 제한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인지 능력을 제안한다. 시각 정보를 해석하여 상대방을 인식하는 능력, 누가 누구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기억하는 능력,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일단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교묘하게 다루는 능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적 문제를 처리하는 인지 기술로서 집단 크기의 한도를 결정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코스미데스는 또한 인간의 정신 속에 사회적 교환 상황에서 속임수를 쓰는 개체를 가려낼 수 있는 특수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였다. …… 사기꾼 가려내기가 이른 나이에 발달하여 경험이나 친밀함에 관계없이 작용하며, 속이기는 하되 고의는 없는 위반을 가려내는 행동임을 추가로 알아냈다."
"토론토대학 심리학자 댄 치아프Dan Chiappe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 사회 계약 상황에 놓인 사람은 협력자보다 사기꾼을 더 중요하게 기억할 인물로 평가하고 더 오래 관찰하며, 사기꾼에 관한 사회 계약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는 상대방에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속고 속이는 것은 도덕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도덕 감정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설명한다.
"'도덕적 책임감'이 더 큰 사람이 '도덕적 정직함'도 더 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도덕적 책임감이 큰 사람이 더 위선자였다. 그들은 더 도덕적으로 보일 뿐이지 '실제로' 도덕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인간은 형제자매를 자동적으로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근친상간을 억제하는 선천적인 메커니즘이 발전되었다는 게 웨스터마크의 주장이다. 이 메커니즘은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과 성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흥미를 느끼지 않게 하거나 거부감을 갖게 한다. 이것이 바로 근친상간을 막는 기능을 한다."


이 외에도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또는 보다 고도화된 상태로 가지고 있는 특성들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얼굴을 붉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감정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시각적 신호는 눈물이다. 인간은 유일하게 우는 동물이다.""하이트가 자의식적 감정이라고 일컬은 수치심, 창피, 죄책감 등을 동물이 느끼려면 눈에 보이는 몸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선 자기 인식이 있어야 하고, 이 자기 인식을 의식해야 한다. … 이러한 확대된 자기 인식의 존재 여부가 다른 동물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감정에 의해 생겨난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모방 능력은 타고 난 것이 분명하다."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것은 학습과 사회화에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인 것이다.""불쾌감은 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감정" "동물도 감정전이, 모방, 관점 수용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의식 억제가 가능하다. 동물에게도 거울뉴런 신경계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은 훨씬 위대하고 광범위하다. 인간은 자발적으로 복잡한 움직임을 흉내낸다. 다른 영장류에게는 없는 능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과학을 할 수 있다.
"입증할 수 있는 것과 입증할 수 없는 것을 분리하는 일은 '의식적'이고 지루한 과정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켜 하지 않거나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 거기에는 노력과 인내와 훈련이 필요하다. 직관에 반할 수도 있고, 분석적 사고도 필요하다. 공통적인 특성이 없어 어렵기도 하다. 게다가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다. 그게 과학이란 거다. 과학은 인간에게만 있다."

또한, 저자는 종교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한다.
"종교는 강한 연합으로 이루어지고, 대개는 계층 구조가 있으며, 몸, 마음 또는 몸과 마음 모두의 청결이라는 관념을 기반으로 상호 관계가 유지되는 거대 사회집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 거대 사회집단은 종교에 기반을 둔 사회든 아니든 생존에 유리한 점이 있다.""마크하우저가 저서인 <와일드 마인드Wild Minds>에 썼듯이 끝을 인식하지 못하는 동물은 사물의 영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언급들이 의미하는 것은 인간은 종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적 성향이 있다는 것이 종교가 타당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종교도 문화의 일부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뇌 생리학에 대한 설명도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여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자연선택에 의해 환경에 적응해 온 생물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뇌의 진화와 함께 거대 집단을 이루고 문화를 창출함으로써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신을 등에 업고 인류가 범했던 오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생물의 한 부분이라는 점도 같이 강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