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양승태 대법원의 타락상

thinknew 2018. 5. 30. 09:27

뜻밖의 퇴장


심심치 않게 한번씩 언론사 기자나 경찰의 비리가 드러나곤 한다. 그래도 언론사를 없애자거나 경찰 조직 자체를 없애자는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사회적 흉기로 전락한 찌라시들은 예외다) 그건 그들의 역할이 사회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사법적 판단의 권위를 지닌 것은 대법원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사안이라 하더라도 대법원의 판결에는 어쩔 수없이 수긍하곤 했다. 검찰은 정치 검찰 논란에 휩싸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법원, 특히 대법원은 정치 권력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사람들이 인정해 왔다. 그런데 그 대법원이 정치 권력과 유착되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KTX 승무원 해고 판결과 전교조 법외 노조 판결에 이어 세월호 사건의 판결에도 대법원이 개입한 문건을 발견한 것이다. 이건 국기 문란 정도가 아니라 사법부와 법치 국가의 근간이 허물어진 충격적인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일단 기사부터 확인하자.

http://v.media.daum.net/v/20180530050617083?rcmd=rn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세월호 참사 책임자 재판의 관할 법원을 바꿔 특정 재판부에 심리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 시점은 세월호 침몰 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장 이준석씨 등을 재판에 넘기기도 전이었다."

이로써 이명박, 박근혜를 거쳐 오는 동안 대한민국은 오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왕조 시대로 회귀했음을 분영하게 보여준다. 야당들이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것이 단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런 전근대적인 시스템이 부활한 데에는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삼권 분립에 의한 상호 견제의 역할을 스스로 대통령에게 반납해 버린 국회, 특히 한나라당-새누리당-자한당으로 이어지는 꼴통당 국회의원들의 죄과가 상당하다.

직접 선거로 뽑힌 국회의원들은 아무리 꼴통짓을 해도 다음 총선까지는 달리 도리가 없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법원은 국민들이 직접 선출한 것이 아니어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현 대법원장의 의지에 상당 부분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를 의심할 이유는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 참에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사법부의 수장들도 국민들의 직접 선거로 뽑는 제도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교육감도 직선하는데 대법원장, 검찰총장 이런 사람들을 직선으로 뽑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물론 이것도 만능 해결사는 아니어서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사인이긴 하다. 그러나 공론화를 거쳐서 현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법원을 비판의 무풍지대로 남겨둬서는 안된다.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은 거의 반드시 부패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