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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살인 - 마틴 데일리 & 마고 윌슨 I

thinknew 2016. 7. 29. 16:13


살인은 중요한 사회 현상이다. 그리고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단 아무도 타인에 의해 죽고 싶어하지 않으므로 살인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살인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아니다. 전쟁에서 적군을 죽이는 것은 도덕적 지탄이 아니라 오히려 영웅 대접을 받는다. 구약 성서에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이 나오지만 그때 죽여서는 안되는 대상은 유대인으로 제한된다. 이방인들은 죽여도 전혀 비판받지 않는다. 오히려 신의 명령에 의해 죽이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죽인다는 점에서 '자살'도 '살인'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렇게 다면적인 의미를 지닌 살인 행위가 도덕적 논의에서 오랬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일관성있는 설명은 없었다. 이 살인 현상을 진화심리학에서 설명을 해 냈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 연구 활동의 일환이다. 즉 평범한 사회적 동기들을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산물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폭력은 불쾌한 주제라서 객관적인 분석이 어렵다. 그에 대한 '설명'이라는 것들이 실제로는 가치 판단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 쉽게 폭력에 기대는 성향은 주로 '원시성' 또는 '미성숙함'으로 설명된다. …… 이러한 설명들은 폭력의 원인을 밝히기보다는 그 주창자들의 편견을 드러낼 뿐이며, 아무 이론도 내세우지 않는 것 보다 더 나쁘다."


저자는 살인이라는 현상을 진화심리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진화심리학의 바탕이 되는 내용들을 다룬다. 적응이라는 것, 자연선택이라고 했을 때의 그 선택, 본성과 양육 모두로 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 등을 설명한 후 본격적으로 '살인'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사회학자 윌리엄 구드) 우리가 친밀한 접촉을 더 많이 나누는 사람에게 더 많은 폭력을 휘두른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우리는 상당한 시간 동안 친구와 배우자의 공격 유효 거리 내에 있다. 게다가 역시 잔인하지만 합리적인 사실은, 우리가 친밀한 사람들(친구, 연인, 배우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우리를 심하게 분노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 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즐 거움을 제공하는 주된 원천이지만, 동시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주된 원천이기도 하다. 그들이 하는 짓은 낯선 사람들이 하는 곗보다 우리에게 더 직접적이고 더 고통스러운 영향을 미친다."
"격렬한 동기 간의 경쟁은 친족 간 결속에서 생기는 아이러니한 결과다. 가족의 소유인 재산을 둘러싸고 형제들이 서로에게 최대 경쟁자가 되는 탓이다."
"이 점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다른 모든 혈연관계와 비슷하다. 즉 쌍방은 근연도 덕분에 공유할 수밖에 없는 이익이 있지만, 잠재적인 갈등의 씨앗도 지닌다."
"일반적으로 살인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언쟁에서 비롯되는 살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언쟁은 세상의 모든 살인 동기 중에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것이 산업화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은 인류학 자료와 역사 자료들이 입증한다."
"일부다처제와 성적 이형성을 갖는 포유류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수컷들 간의 전투임이 증명되었다."
"경쟁은 갈등의 하위 범주로, 둘 이상의 개체가 모두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자원을 동시에 이용하려고 할 때 일어난다. 모든 갈등이 경쟁인 것은 아니다."
"도를 넘는 복수는 항상 존재하는 유혹이며 현실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 난다. 따라서 '눈에는 눈'은 복수심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기보다는, 공정하라는 도덕적 명령이다. 즉 복수를 억제하려는 시도다."
"우리는 받은 대로 갚아주는 응보의 정의를 갈망하는데, 이러한 복수 심리의 궁극적인 기능은 효과적인 억지다. 다시 말해, 복수에 대한 욕구는 효과적인 억지를 위해 진화한 것이다."
"정신이상자가 살인할 때는 보통의 살인자들처럼 친족과 비친족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신병자는 어디에 자신이 이익이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같다."
"하지만 왜 익명 사회의 구성원들이 살인자에게 적절한 형량이 내려져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을 펴는 걸까? 왜 우리가 목격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도덕적 분개가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그것은 사회 계약을 유지하는 일에 우리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신중하게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 부당이익을 취하는 사람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자와도 살인자와도 안면이 없는 일반 대중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무거운 벌을 받아야 하는 살인은 사리사욕을 위해 낯선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