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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반기문의 배신 그리고 조폭의 의리

thinknew 2016. 6. 1. 18:05

반기문이 대선 행보를 했단다. 그리고 반기문이 접촉한 인사들을 보면 새누리당의 후보로 대선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기문이 대선 행보를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된다.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데 그걸 딱 부러지게 거절하지 않은 것 뿐인데 뭐가 문제이겠는가. 게다가 자신이 대선 행보를 한다 해도 대선 후보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바람을 타고 대통령 선호도 1위를 달리다가 사라져간 인물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그런데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면 반기문은 좀 괴이하다.

http://media.daum.net/politics/assembly/newsview?newsid=20160531050110203


"(2004년) 이라크 내 무장단체에 의해 김선일씨가 납치 살해되면서 초기 대응과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반기문 당시 장관에 대한 경질론이 거세게 일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김형오 사무총장은 "(김선일씨 피살사건은) 박종철 사건처럼 더 많은 축소은폐 의혹이 짙다"고 공격했고, 한선교 대변인은 "뭔가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문이 든다"고 성토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 내에서도 반기문 장관 책임론은 기정사실이었다."

"2006년 4월 동원호 피랍자 석방교섭이 늦어지면서 정부의 소극적인 협상태도와 함께 떠오른 반기문 장관 책임론을 막아선 것도 노 전 대통령이었다."

"최광웅 당시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은 최근 펴낸 '노무현이 선택한 사람들'에서 "노 대통령은 '한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나온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욕은 내가 먹겠다"며 또다시 경질론을 일축했다"고 적었다."

"반기문 당시 장관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는 유엔 사무총장 선거가 본격 시작된 2006년 초에 더욱 도드라졌다. "외교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싶다"는 반 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장관 유임을 결정했고 선거 운동도 적극 도왔다."

참여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다가 새누리당으로 갈아 탓다고 모두 배신자라고 할 수는 없다. 장관이란 대통령이 모두 다 할 수 없어서 업무를 분담해 준 것이어서 장관직을 맡는 것이 대통령으로 부터 은혜를 입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인물들이 제법 있다. 국방부 장관하던 김장수도 있고, 통상교섭본부장하던 김종훈도 있다. 또 반대의 경우로 조응천, 김병기도 있다. 그들도 배신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새누리당이 내친 인물들이어서 그들이 더민주 행을 택한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러나 반기문은 배신자가 맞다. 장관에서 사퇴하라는 압력을 막아주고, 유엔 사무총장 선거도 반기문의 요청에 의해 노무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도와 결국 사무총장이 되었다면 그건 개인적으로 은혜를 입은 것 아닌가. 그런 반기문이 노대통령 측의 추모 요청을 거절했다는 것도 배신 행위이지만 그것까지도 '정치에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보아줄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무총장 경력을 배경으로 정치를 한다면서 새누리당을 등에 업고 한다면 이는 배신 행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기문도 그렇고 조경태도 그렇고, 그런 배신자들을 거두어 주는 새누리당을 보면 '조폭의 의리'를 생각나게 한다. 조폭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오직 자기 집단을 배신하느냐 아니냐 뿐이니 말이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제왕적 대통령이어서 장관직을 마치 은혜를 베풀듯 나누어 주고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서 잘못된 것은 쫄다구 탓, 문제 해결은 보스 몫,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새누리당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모인 정당이 아니라 조폭 집단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