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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문재인의 운명, 적폐 청산과 통합

thinknew 2017. 5. 10. 11:36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마냥 들뜬 기분에 취해 있기에는 앞날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문재인은 얼핏 보면 상호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개의 큰 구호를 내걸었다. 선거 초반에는 '적폐 청산', 그리고 후반에는 '통합'이다. 바로 이 통합의 방법론에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찌라시들은 '적폐 청산'과 '정치 보복'을 연결지으려 안간힘을 다 쓸 것이다. 그래서 유시민이 말한 '진보 어용 지식인'들의 역할이 더없이 절실하다. 다행히도, 그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사가 떳다.

http://www.nocutnews.co.kr/news/4781768

"9년 만의 정권교체, 그 환희도 잠시. 10일 곧바로 출범할 문재인정부 앞에는 당장 시급한 국내외 현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탄핵과 조기 대선을 이끌어낸 촛불 민심이 무엇보다 부르짖어온 건 바로 적폐 청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첫 단추는 문 당선인의 옷깃 위에 노란 배지로 걸려있다."
"친일파 척결 실패의 교훈에서 보듯 제대로 된 청산이 없다면, 남은 적폐를 지키려는 세력과의 통합이나 비정상의 정상화가 가능할 리 없다. 켜켜이 쌓여온 폐단들을 하나하나 치워가는 과정이 바로 치유이자, 통합인 까닭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비리, 방산비리, 자원외교비리도 다시 조사해서 부정축재자금이 있으면 환수하겠다"는 문 당선인의 약속이 '정치 보복'과는 전혀 궤를 달리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검찰 내의 독재 잔재 세력을 온전하게 청산하지 못한 탓에 결국은 비운을 맞았다. 그것을 바로 옆에서 직접 눈으로 본 문재인이 검찰 대수술을 미룰 리가 없다. 검찰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고. 대선 과정에서 검증을 가장한 네가티브, 그것도 질이 아주 나쁜 네가티브를 저지른 박지원이나, 홍준표같은 인간들도 고소, 고발의 취하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정치 보복은 통합 정신에 어긋난다'라면서 말이다. 찌라시들도 그럴 것이고, 이명박 잔재들도 그럴 것이고, 더 멀리는 군부 독재 및 친일 잔재 세력들도 내심, 자신들은 건드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주구장창 통합을 외칠 것이다.

문재인은 신이 아니다. 그래서 적폐 청산을 위한 의지는 충만해 있다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적폐 청산을 위한 가장 실질적인 권한은 국회가 가지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더불어민주당은 과반수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므로 적폐 청산을 하려 할 때 준동할 악의 무리들을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어용 지식인들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청산을 이야기하지 않고, 용서니 화합이니 이따위 말을 하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기자도 분명하게 언급하였다시피 적폐 청산없는 통합은 겉으로만 통합된 것처럼 보일 뿐 속으로는 더 곪아들어간 것을 우리는 분명하게 보았다.

진보도 진영 의식을 가져야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것이 사적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닌 한 우리편에게는 좀 더 관대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진보는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좌파 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퓰리즘이니 코드 인사니 탕평책이니 하는 용어들에 휘둘려서도 안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민들을 위한 포퓰리스트이고, 협조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으면서 통합이라는 이름 하에 섞여서는 분탕질을 치는 미꾸라지 같은 놈들은 과감하게 배제할 수 있는, 그런 코드 인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재인에게 개혁의 우선 순위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문재인의 당선은 적폐 청산의 시작일 뿐, 결코 끝이 아니다. 진보 어용 지식인들이 신발끈을 단단히 동여맬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