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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인드셋 - 캐럴 드웩

thinknew 2022. 7. 31. 14:27

시기에 따라 다르긴 하나 한번씩 분위기를 타면 베스트셀러를 오르내리는 책들이 있다. 바로 '자기계발' 또는 '성공 지침' 또는 '삶의 멘토링'에 관한 책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그런 류의 책들은 듣기에만 그럴듯할 뿐 실속은 없다. 이유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많은 문제들이 관계에서 나오고, 대인관계, 직장에서의 성공 등등은 문제의 원인이 되는 대상이 있음에도 그 대상을 제외한 채 개인의 각성 또는 마음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성공 지침을 제시한다면서 그 근거를 성공한 사람에게서 찾는다. 문제는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한 경로가 다 다르다는데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여 개인에게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라는 이야기를 하려니 결국 또 개인의 각성이나 마음의 변화를 요구한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들이 베스트 셀러로 오르내리다 잊혀져 갔지만 또 새로운 책이 나오곤 한다. 따라서 관계 또는 집단에서의 상황에 대한 조언은 아무리 그럴듯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근거가 없는 희망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잠시 동안의 위안을 줄 뿐이다. 예외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도 있다. 시간 관리에 대한 조언은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시간 관리는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런 책들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심리학이 널리 퍼지기 전까지는 모두 추론과 사람들과의 인터뷰에 의존했다. 뇌 과학, 인지심리학 등이 점점 학계의 주류가 되어감에 따라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분석하여 성공에 대한 조언을 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서 언급한 책 '마인드셋'이 바로 그런 책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 한 귀절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7차례의 실험을 진행한 끝에 우리는 아주 명확한 결론을 얻어냈죠. '아이들의 재능을 칭찬하면 동기와 성과를 망치는 결과가 나온다.’"

왜 결론부터 이야기하냐면 이 책도 바로 위에서 인용한 내용을 제외하면, 과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타 자기계발 서적들과 별 차이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생각을 분류하는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을 비교한다. 저자의 요약에 의하면 고정 마인드셋은 기본 전제로 '지능은 정해져 있다. 남들에게 똑똑해 보이고 싶다.' 따라서 '도전을 피한다. 쉽게 포기한다. 하찮게 여긴다. 옳더라도 무시한다' 등을 제시한다. 그에 비해 성장 마인드셋은 기본 전제가 '지능은 성장할 수 있다. 더 많이 배우고 싶다.' 따라서 '도전을 받아들인다. 맞서 싸운다. 완성을 위한 도구로 여긴다. 비판으로 부터 배운다.' 등이다. 이 요약 만으로도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성공하려면, 또는 성공한 사람들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어야 하거나, 가지고 있다."이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지고도 한때나마 성공한 사람들의 예를 저자 자신이 많이 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그냥 성공이 아니고, 테니스에서 세계 랭킹 1위를 한동안 가졌던 존 맥켄로나 1달러 연봉에 망해가는 크라이슬러에 영입되어 크라이슬러를 정상 궤도에 올림으로써 경영의 천재로 까지 추앙받던(물론 한동안이지만) 리 아이아코카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물론 저자는 과학자답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음 귀절들을 한번 보자.

"능력과 성취에 관한 여러 신화적인 믿음 가운데서도 특별히 두드러지는 건, 외롭고 뛰어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놀라운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다윈의 걸작 <종의 기원>만 하더라도, 그 결과물 전에는 해당 연구진의 수년에 걸친 협업과 동료들, 멘토들과 치른 수백 번의 토론, 수차례의 초안, 그리고 반평생에 걸친 헌신이 필요했습니다."

"이쯤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 지적해야겠군요. '파트너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파트너가 변할 것이다'란 믿음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파트너가 변화를 원해야 하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해야만 변화가 가능한 것이죠."

이 귀절들을 보면 저자가 단순히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저자가 정말 하려고 하는 말은 책의 끝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귀절에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길

    변화란 어려운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성공한 사람 중 그 변화가 가치 없다'고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지요. 물론 자신이 직접 그 고통스런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낮춰볼 수는 없겠죠. 하지만 변화를 이룬 사람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얘기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예전에는 갖지 못했지만 지금은 갖추게 된 것, 전과는 다른 기분에 대해 당신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지요.

    성장 마인드셋을 향한 변화가 제가 가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줬냐고요?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그 덕분에 이전과는 사뭇 다른 삶, 더 풍성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됐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더 생동감을 느끼고 용기를 얻게 됐으며 더 열린 자세를 갖추게 됐죠.

    지금 당신이 변화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변화가 당신에게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느 쪽이든 부디 성장 마인드셋만은 마음속에 담아 두세요. 그럼 어떤 장애에 부딪힐 때마다 그 성장 마인드셋에 의지할 수 있을 겁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항상 당신과 함께 할테니까요. 미래를 향한 길을 당신에게 보여주면서."

 

과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책이라 그냥 무의미하다고 해 버리기는 아까운 면이 많다. 게다가, 어른들이라면 해당 사항이 없을 이야기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앞에서 결론적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참고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그러니 여전히 희망에 목마른 사람들이라면 한번 정도는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독서 추천은 중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