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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음의 아이들 - 한스 모라벡

thinknew 2016. 12. 29. 19:03


요즘 과학기술계의 화두를 꼽으라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상위에 위치할 것이 분명하다. 세상사가 흔히 그렇듯, 이 둘도 사람들에게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준다. 당장은 이들이 주는 혜택으로 인해 환영을 하지만 이들이 만들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기계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감정의 폭은 지금보다 적었을지언정 희망과 두려움 모두를 가진 것은 분명하다. 이 둘 뿐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폭이 더 넗을 뿐 양면성은 그대로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의 미래는 언제나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나뉜다. 영생을 약속하는 극단적 낙관론부터 인류의 멸망을 예언하는 극단적 비관론까지 그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어쨎거나 미래는 알 수 없다고 드러나 있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고, 그런 경향에서 과학자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초지능의 등장을 예고하는 책이 있다.


로봇 공학 전문가인 저자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초지능이 지배하는 사회로 예상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것은 할 수 있는 미래 예측 중의 하나일 뿐이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 인간이라는 생물종은 모르는 것을 추론을 통해 알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철학이 탄생하여 오랫동안 인간의 사고를 지배했다. 근대 과학이 성립되면서 실험과 검증을 거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많은 철학적 논의들이 단지 추론일 뿐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그런데 과학자들 조차도 미래 예측은 여전히 추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추론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추론일 뿐이므로 초지능이 등장한 미래에 대한 추론에서는 별로 얻을 것이 없다. 그렇지만 미래 예측을 위한 과거와 현재의 분석 및 역사에서는 들을 만한게 좀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de of Technology, MIT 노버트 위너Nobert Wiener는 동물과 기계에서의 통제와 의사소통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통해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1960년에는 당시 MIT에 있던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생각하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움직이는 유기체에게는 지능과 연관되는 마음을 진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움직이지 않는 것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개체가 성적으로 유전자를 공유할 수 있는 개체군에서는 다른 개체에서 별개로 일에 두 유익한 변이가 유리한 점 양자 모두를 지닌 후손을 형성하기 위해 신속하게 결합할 수 있다. 그 효과는 진화의 가속화이다. 따라서 모든 고등 유기체가 유성생식을 한다는 것(또는 유성생식을 한 조상을 가졌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이 그토록 빨리 고등 유기체가 된 방법이다. 무성생식을 하는 유기체의 대부분은 여전히 작은 집단에서 단일 세포가 헤엄쳐 다니고 있다."


문자에 의한 지식의 전달이 문명의 건설에 큰 기여를 했음도 언급한다.
"책에 의한 지식은 어떤 사람의 마음 안에 았는 능동적인 지식과 비교할 때, 확실히 무미건조하고 정적이다. 인쇄술의 발명은 그 결과를 크게 악화시켰다. 그러나 책은 어떤 사람의 기억보다도 멀리 전해지고, 용량이 크고, 영구성을 갖는다. 그리고 이런 속성이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했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의도 잠깐 소개한다.
"몸-동일성은 한 인격체가 인간의 몸으로 구성된 물질에 의해 규정된다고 가정한다. 오직 신체 구성 물질의 연속성을 유지함으호써만 우리는 하나의 개별적 인격을 보존 할 수 있다. 역으로 패턴-동일성은 한 인격, 예컨대 나 자신의 본질을 내 머리와 몸 안에 일어나는 패턴과 과정으로 정의하고, 그과정을 지지해주는 기계로 정의하지 않는다. 만일 그 과정이 보존된다면, 나는 보존된다. 나머지는 젤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여느 미래 예측에 관한 책들처럼 모호한 문장으로 글을 맺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맹목적인 다윈적 진화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형성되었다. 아마도 우연에 의해 보이지 않는 손은 우리를 그것이 열거한 비전을 아주 조금 공급할 수 있는 위치로 이끌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 목표를 선택하고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단기간의 손실을 감내함으로써 확고하게 그것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길을 오직 흐릿하게만 본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난관, 놀라움, 보상을 숨긴다. 어디인가 저만치 오르기 힘들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은 더 분명할 산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비유에서, 우리는 눈먼 시계공의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부분적인 조망을 획득했고, 우리가 선택한다면 시계공의 손을 인도하기 위해 우리의 비전을 사용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나는 더 개선된 비전의 방향으로 그 손을 이끌려는 목표를 위해 논변했다. 새로운 세계는 우리의 비전과 우리의 손이 닿는 곳에서 스스로 드러낼 수 있다."

인간은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서 추론을 통해서라도 미지의 것을 알려고 한다. 천재 물리학자들이 최근에 한 고민은 "자연 법칙이 거의 규명되었고, 또 완전히 규명될 가능성이 높은 때에 천재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이루어지는 미럐 예측도 전적으로 추론에 의존하고 있다. 단지 그 전의 철학적 논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미래 예측을 위한 과거와 현재의 분석은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의 분석을 다른 훌륭한 저작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여러 가능성 중의 하나일 뿐인 미럐 예측에 대한 추론에서 얻을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이 책의 독서 추천은 중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