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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스티븐 핑거 III

thinknew 2017. 5. 19. 17:00


앞의 두 포스트에서는 진화심리학이 전통 철학의 전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과 장애물들에 관해 요약했다면 이 마지막 포스트에서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들을 요약한다. 하지만 이 책은 학술서에 준할 정도로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모두 요약할 수는 없고 주요 키워드를 제시함과 더불어 몇몇 주제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요약도 곁들인다.

학술적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 키워드들을 거친다. 뇌의 시각 인지 시스템, 자동연산망, 의식, 진화론과 돌연변이, 학습, 시각의 작동 원리(입체로 보이는 평면 패턴인 매직 아이의 원리 포함), 범주와 추론, 직관이론, 추상적인 사고, 성격 특성, 감정, 가족 제도, 프로이트 심리학의 오류, 제도로서의 결혼, 포르노, 일부일처 제도, 예술, 유머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할 이어간다.

그 중에서도 진화생물학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실생활의 지식들도 있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건강식품 판매원이 뭐라고 선전을 하든, 자연식품이라고 해서 특별히 건강에 좋은 것은 없다. 진화의 창조물인 양배추도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먹히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지는 않다. 양배추는 행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생화학전에 의존한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세포조직 안에 수십 가지의 독성 물질을 진화시켰다. 살충제, 벌레퇴치제, 자극제, 마비 물질, 독성 물질을 포함해 초식동물의 톱니바퀴에 뿌려댈 다양한 모래를 준비한 것이다. 반면에 초식동물들은 대응책으로서 독성을 제거하는 간과 유독한 식물을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만드는, 이른바 쓴맛이라고 하는 미각을 진화시켰다.”
“첫 번째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성격 차이의 상당 부분- 약 50퍼센트 -이 유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 한 가정에서 자랐는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랐는지는 기껏해야 성격 차이의 5퍼센트를 설명해 준다. …… 어느 누구도 나머지 45퍼센트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 재산을 어깨에 짊어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위협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이 필수적일 때 명예의 문화가 출현한다. 그런 문화는 고정된 토지에 농사를 짓는 농경민보다는 가축을 쉽게 도난당할 수 있는 유목민 사이에서 더 많이 발달한다. 유목민 외에도 부가 현금이나 마약처럼 유동적 형태로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발달한다.”
“남성성, 젊음, 빈곤, 절망, 무정부 상태가 결합하면 젊은 남자들은 평판을 지키는 일에 극도로 부주의해진다.”


생각에 대한 고려에는 지능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에 대한 생물학적 바탕을 규명하는 것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데 참고가 된다.
“그러므로 지능이란 이성적인(진리에 종속된) 규칙에 기초한 판단을 이용해 장애물을 극복하고 목표를 획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컴퓨터과학자 앨런 뉴웰과 허버트 사이먼은 이 개념에 좀 더 살을 붙였다. 그들에 따르면 지능이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가 현 상황과 어떻게 다른 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상을 평가하고, 현 상황과 목표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일련의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다.”
“지능이 진화의 숭고한 야망이라는 잘못된 생각은 지능을 신의 본질이나 경이로운 세포조직이나 만물을 포용하는 수학적 원리로 보는 오류와 맥락이 같다. 마음은 하나의 기관, 즉 생물학적 도구다. 우리에게 마음이 있는 것은 플라이오 플라이스토세(신생대 홍적세 4기)에 마음의 설계가 아프리카 영장류의 삶에 비용보다 더 큰 이익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진화론에 의하면 진화의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생물의 삶도 진화에 종속되므로 결국 개별적이든 종 집단이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 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언급이 의미를 가진다.
“미래학에서 확실하게 옳은 예언 중 하나는 미래에도 그 시대의 미래학자들은 어리석게 보일 거라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 안에는 행복 추구를 위한 여러 고려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발견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삶은 도박판에서의 선택이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오른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갈 수도 있으며, 릭과 남을 수도 있고 빅터와 떠날 수도 있지만 어떤 선택도 행운이나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최선의 선택은 확률에 거는 것이다.”
“행복의 기능은 다윈주의적 적응의 열쇠들을 찾도록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불행할 때 우리는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행복할 때 우리는 현재 상태를 지속시킨다.” “문제는 이것이다. 노력을 통해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적응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합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우선 다른 사람들이 이미 획득한 것이 좋은 정보원일 수 있다. 그들이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나 역시 그럴 수 있다. 여러 시대에 걸쳐 인간의 조건을 관찰했던 사람은 다음과 같은 비극을 지적해 왔다. 사람들은 이웃들보다 낫다고 느낄 때 행복하고, 그들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불행하다.”
“다양한 계층과 국가에 소속된 사람들은 그들 자신을 더 풍요로운 집단과 비교하기 전까지는 종종 만족감을 느낀다. 한 사회에서 폭력의 수위는 그 사회의 가난보다는 불평등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획득 가능한 것을 알 수있는 또 다른 주요 단서는현재 당신이 얼마나 부유한가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은 정의상 획득 가능한 것이므로, 당신은 최소한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산업 국가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약간에 불과하다. 부와 만족의 상관성은 실재하지만 낮다.”
“마이어스와 디너는 부는 건강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부유하지 않으면 비참해지지만, 부유함이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점에서다."
“행복의 비극은 3막까지 있다. 부정적인 감정(두려움, 슬픔, 불안 등)이 긍정적인 감정보다 두 배나 많으며, 손실이 같은 양의 이득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결혼 생활은 행복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 행복은 결혼과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캠벨이 내린 다음의 결론에는 수천 년의 역사 속에 존재했던 현명한 사람들의 생각이 녹아 있다. "직접적인 행복 추구는 불행한 삶을 만들어 내는 조리법이다."


저자는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학술 서적답게 결론에 해당하는 언급도 길게 적어 놓았다.
"유전학자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는, 생물학에서는 그 어떤 것도 진화에 비추어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여기에, 문화에서는 그 어떤 것도 심리학에 비추어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일 수 있다. 진화는 마음을 창조했고, 심리학은 문화를 설명한다. 초기 인간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물은 현대의 마음이다.”
"경쟁하지 않으면 죽는 것은 유기체가 아니라 유전자다. 때때로 유전자의 가장 좋은 전략은 협조하는 유기체, 형제에게 미소를 짓고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유기체를 설계하는 것이다. 자연선택은 협조와 관대함을 금지하지 않고, 입체시처럼 단지 공학적인 난제로 만든다. 입체로 보는 유기체를 만드는 어려움 때문에 자연선택이 인간에게 입체시를 설치해 주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만일 두 눈만 있으면 저절로 입체시를 갖는다고 생각하고 입체시를 위한 정교한 신경 프로그램을 찾아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입체시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협조적이고 관대한 유기체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자연선택이 우리에게 협조와 관대함을 설치해 주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만일 그것들이 집단 생활로부터 저절로 생겨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결코 그 능력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사회적 유기체, 특히 인간의 내장형 컴퓨터는 당면한 기회와 위험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경쟁과 협조를 선택하는 정교한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내 목표는 사람들이 항상 서로가 잘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당신에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그리고 왜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의 과제는 인간의 본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은 다른 분야의 몫이다. 전화심리학의 과제는 과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납득할 수 있는 통찰을 추가하는 것, 우리가 인간 본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세계의 작동 방식에 대한 나머지 지식과 연결시키고, 최소의 전제로 최대한 많은 사실들을 설명히는 것이다. 이마 우리가 가진 사회심리의 대부분은 실험실과 현장에서 제공한 훌륭한 증거들을 통해, 친족선택, 부모 투자, 호혜적 이타주의, 계산주의 마음 이론에 대한 몇몇 전제들로부터 형성되었음이 입증되었다.”
“갈등은 인간의 보편특성이지만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 또한 인간의 보편특성이다. 인간의 마음은 때때로, 대적자들이 무력을 포기함으로써 창출되는 잉여를 나눠 가지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차가운 경제적 진리를 깨닫곤 한다.”
“철학적 문제들이 어려운 것은 아마도, 그것들이 신성하거나 환원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거나 현실적인 과학이기 때문이 아니라, 호모사피엔스의 마음에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인지적 장비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천사가 아니라 유기체이고, 우리의 마음은 진리로 통하는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생물학적 기관이다. 우리의 마음은 조상들의 생사를 좌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했지, 정확함을 벗 삼기 위해서나 온갖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다.”
“의식의 계산주의적 측면(어떤 정보가 어느 과정에 이용되는가), 신경학적 측면(뇌 속의 무엇이 의식과 상관성이 있 는가), 진화론적 측면(언제, 그리고 왜 신경 계산주의적 측면이 출현했는가)은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 책은 학술서에 준하는 책 답게 분량이 850여 쪽에 이른다. 그러면서도 분석은 논리정연하고 설명은 쉬운 말로 되어 있어서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을 제외하면 읽기에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이 출판된 년도가 1997년인데 그 후 인간의 생각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종합이 더욱 정교해진 책들이 출판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독서 추천은 '일독의 권함'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