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김종인, 자아도취형 인간의 전형

thinknew 2017. 3. 14. 17:00




세상에는 자아도취형 인간들이 꽤 된다. 그리고 정치권, 특히 선출되지 못한 정치인들 중에는 더욱 흔하게 발견된다. 김종인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탈당 전에는 "다른 정당으로 가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막상 탈당하니 여기저기 정치인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 말은 자신이 대선 후보가 되든지 아니면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다 좋다. 노추이거나 말거나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걸 뭐라 그럴순 없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내뱉는 말들이 황당하다. 기사를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749096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한번 모셨으면 하는 대통령이 없다"며 "초대 대통령은 망명해 돌아가셨고, 두 번째는 부하에 의해 살해됐고, 그 다음에는 자살하는 대통령, 마지막으로 탄핵하는 대통령을 본 것"이라고 말해 현행 대통령제를 비판했다."
"방송인 김제동과 각종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문답한 그는 경제민주화 취지를 설명하면서 "내가 몇년 동안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니까 재계가 경각심을 가진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저걸 무너뜨릴 수 있을까', '재계가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고민해서 찾은 것이 비선이다"고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재계의 정치 개입에서 찾았다."


김종인은 관료로 성장한 인간이어서 직접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굳건하다. 그 말은 자신의 능력을 몰라봐 주는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는 뜻이지. 기사에 보면 말의 시작은 제대로 한다. "모셨으면 하는 대통령이 없다"란다. 남의 임명에 의해 저 위치까지 간 사람이니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이 해괴하다. 망명하고, 살해되고, 자살하고, 탄핵된 것은 모두 대통령직을 마친 뒤에 일어난 일이다. 자신이 모실려면 아직 대통령직을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 '모실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가 본말이 전도되어 있다. 게다가 자신이 선택했던 박근혜가 탄핵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걸 또 대통령제 비판에 써먹는다는 점이다. 대통령들의 말년이 불운했다는 것이 대통령제의 문제일 수는 없다. 권력자의 숙명일 수는 있어도. 이승만과 박정희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불운한 최후를 맞은 것이 아니라 독재자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박근혜도 국정농단때문에 탄핵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슬쩍 끼워넣는 교활함을 보인다.


김종인이 내각제를 선호하고, 그래서 대통령제를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의 근거란게 제도 그 자체와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대통령들의 최후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불운한 최후'라는 단 하나의 연결고리로 독재자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한 묶음으로 거론하는 비열한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 인간도 '권력욕에 찌든 망령든 늙은이' 유형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이 인간도 제발로 민주당을 나갔으니, 만약에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부채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하여간에 원로라는 것들이 하는 짓들 하고는.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