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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김영란법 개정으로 보는 변화에 저항하는 세력들의 패턴

thinknew 2017. 12. 13. 09:53

공부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


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걸려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변화로 인해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세력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것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저항하는 방식이다. 일상적인 패턴은 이렇다. 극렬히 저항한다. 변화가 폐기되거나 수정된다. 곧 이어 변화 시도 자체를 무리한 시도라고 비난한다. (그 이면에는 다시 변화를 시도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 포함되어 있다.)

김영란법이 개정되었다. 여기서도 똑같은 저항 패턴이 반복된다. 일단 기사부터 보자.

http://news.joins.com/article/22197612 


"김영란법 적용 선물가액을 기존 5만원에서 농산물에 한해 10만원까지 인정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통과된 12일 서울 서초구 화훼시장에서 시민들이 화훼를 살펴보고 있다."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화훼 농가의 구성원이 분명한 한 사람의 인터뷰가 YTN 뉴스에 방영되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화훼는 예외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개정되었다는 것은 실수를 인정했다는 뜻이니 실수를 바로 잡는 차원에서 화훼는 예외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의 주장을 반영하여 개정한 것을 '실수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오래 전이긴 해도, 일상에서의 허례허식을 없애기 위해 화환을 금지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화훼 농가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없었던 일이 되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시민들의 고충을 관계 기관에 전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화물차 운전 기사의 사연을 올렸다. 당시의 현행법으로 특수 목적의 광폭 차량은 대부분의 국도에서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폭의 트럭을 운행하는 기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통행 금지 조항을 해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박정희가 남긴 악습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이데올로기로 격상시키는 바람에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불법과 편법을 감수할 수 있다'는 심리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심리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손해가 되는 변화의 시도는 무조건 실수라고 강변하는 것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서 저런 식의 반대는 힘을 얻기 어렵다는 것은 김영란법을 옹호하는 여론이 70%에 오르내린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적폐라고 까지 할 수는 없어도 일상 속에 잠재되어 있는 악습에 기대는 심리가 전환되기까지 많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인 세상이 도래하면 빠르건 늦건 도태될 사고 방식이니 인내하며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