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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광견 홍준표의 청와대 회동

thinknew 2018. 4. 14. 08:24


제1야당 대표에 걸맞는 모양새가 아니면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버티던 홍준표가 문대통령의 제안으로 단독 회동을 했다. 홍준표만 따로 만나주었으니 홍준표의 정치적 승리일까?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홍준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회동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일단 기사부터 보자.

http://www.nocutnews.co.kr/news/4954500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13일 회동은 전날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이뤄졌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홍준표는 자신이 제일 윗전이라는 망상에 빠져있음을 지난 대선 토론때부터 보여주었다. 문대통령의 "이보세요"라는 항변에 "이보세요라니 버릇없이"라고 대응한 바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홍준표가 한 살 아래였다. 이런 홍준표인지라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에서 홍준표가 했다는 말도 들어보면 여전히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회담 서두는 "우리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들이 황당하다. "북핵 폐기 회담이 돼야 한다. 그 폐기는 단계적 폐기가 아니라 일괄 폐기가 돼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사이리비아식 폐기가 돼야 한다." 이건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요구를 하고 있다. 북핵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인데, 홍준표가 나서서 결론을 떡하니 내려놓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자신이 전지전능하다는 'god syndrome(신 증후군)'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홍준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또 다시 '논의'가 아닌 '요구'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문대통령 100% 지지"라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마당인데, 더 이상 한미 동맹을 어떻게 강화해야 하나? 잘 돌아가고 있는 경제를 망쳤다며, 자신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서서 대통령이 된 이명박을 다시 보는 듯 하다.

황당함은 더 있다. 그 전까지는 안보 문제에 의제를 국한해야 만날 수 있다고 버티던 홍준표였다. 그런데 막상 만나주니 자신이 안보 현안이 아닌 국내 정치 문제를 거론한다. 게다가 말버릇도 여전하다. 한번 감상해 보자.
▲ 홍 대표 = 김기식 금융위원장은 임명을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
▲ 문 대통령 = '철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고위공직자에 대해 얘기할 때) 하는 말 아닌가.
▲ 홍 대표 = 이제 MB(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감옥에) 들어갔으니 정치보복은 그만하고 우리 당 의원들을 이제는 잡아가지 마라.
▲ 문 대통령 = 정치보복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없는 문제다. 청와대나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렇듯 광견 홍준표는 오늘도 열 일을 하고 있다. 장제원 말대로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인 법이다. 그 몽둥이가 점점 더 가까워져 오고 있다. 그게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4월 말일까? 아니면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5월 말 또는 6월 초? 그도 아니면 지방선거 직후?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일이긴 하나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니 느긋하게 감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