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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검찰 소환과 휠체의의 진화

thinknew 2018. 1. 25. 09:46

'개' '빵 터짐'


재계의 총수들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것이지만 한동안은 그게 먹혔다. '기업 총수가 구속되면 회사가 망한다'는 불안 심리가 곁들여져서 그렇다.

정치인들은 동정 여론을 불러 일으킬 여지가 거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짓을 하지 않는데, 이명박이 그런 꼼수를 맛보기로 선보이더니 이상득이 전격 실행했다. 이명박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침을 콜록콜록해댔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검찰의 칼날을 '정치 보복'으로 엮으려는 시도를 했다. 여담이지만, 이명박이 노 전 대통령만 거론하지 않았으면 의도가 일정 정도 먹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이명박이 기침을 해 대면서 약한 체를 하더니 이상득은 아예 입원을 해 버렸다. 일단 그 기사를 보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1241823001&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1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24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초 국가정보원 측으로부터 억대 자금을 받은 혐의로 오는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자금이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이 기자회견 하면서 콜록거린 것이 엄살이라는 것은, 테니스 선수 정현이 호주 오픈 8강에 올랐을 때 축하 메시지를 남길 정도로 테니스를 좋아 했고, 지금도 여전히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는 것에서 금방 드러난다. 이상득의 입원이 그보다 더한 엄살이라는 것은, 입원을 하게 된 원인이 "조만간 눈 질환 관련 수술을 앞두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 때문이라고 한 것에서 금방 드러난다. 눈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이게 엄살이라는 것은 자신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내일로 예정된 검찰 소환에는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여론의 간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득은 막차를 탔다. 삼형제가 모두 검찰에 소환될 처지라는 점, 그리고 모두 고령이라는 점이 동정 여론을 불러 일으킬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그걸 모두 말아 먹은 인간이 바로 이명박이다. 며칠 전 기자회견 때,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았어야 했으며, 변명도 '국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었을 것'임을 인정하는 형식이어야 했다. 그러지 않음으로 해서, 이명박 일가에 대한 일말의 동정 여론도 증발해 버리고 말았다.

이제 남은 것은 죄값을 제대로 치르는 것 뿐이다. 검찰은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니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아직 청산되지 않은 적폐 잔재들은 빼고) 검찰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