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222

3차원의 기적 - 수전 배리

예전에 무협지에 심취해 있던 시절 무인들이 무술을 연마하면서 감각을 최고도로 끌어 올리기 위해 눈을 감고 무술을 연마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수련에 대해 막연하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맹인 검객에 관한 이야기도 가끔 등장한다. 영화나 소설이라는 게 과장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이 실제로 가능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곤 했었다. 그런데 신경생리학에서 학습의 메카니즘을 규명한 이 후 저런 내용들은 모두 있을 수 없는 지나친 과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한가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이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최소 연령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물론 아직도 그것이 유효한 분야가 있긴 하다. 예술적 재능이나 수학적 재능이 특히 그렇다. 그러나 학습 메카니즘을 세밀..

독서 2016.09.07

마음의 역사 - 스티븐 미슨

진화심리학에서 인간의 마음을 분석할 때 '근접 원인'과 '궁극 원인'을 추적한다. '근접 원인'은 현재 마음이 작동하는 생물학적 바탕을 추적하는 것으로 분자생물학, 신경생리학 등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한편 '궁극 원인'은 인간이 현재와 같은 마음을 갇게 된 진화적 원인을 추적하는 것으로 고고학, 인류학 등이 담당한다. 내 블로그에 요약이 올라 있는 에릭 켄델의 '기억을 찾아서'나 제럴드 에델만의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와 같은 책들은 마음의 '근접 원인'들을 분석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마음의 궁극 원인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은 상대적으로 드문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고고학자이다. 따라서 역사 시대 이전의 인류의 조상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독서 2016.09.04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II - 제럴드 에델만

바로 전 포스트에서는 마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요약하였다면 이번 포스트는 과학이 철학을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해 요약한다. 내 포스트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내가 철학은 용도폐기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한편 그런 언급을 보고 이런 의문이 들 것이 분명하다. "책 몇 권 읽어보고 수천년 동안 인간의 지성을 지배해 온 철학을 용도폐기되었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물론 내가 근거없이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짧은 포스트에서 일일이 참고 문헌을 제시할 수 없어서 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천재 신경생리학자의 언급을 통해 내가 '철학은 용도폐기되었다'고 한 그 주장의 타당성을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고의 방법..

독서 2016.08.31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I -제럴드 에델만

인간의 의식에 관한 논의는 오랫동안 철학의 영역에 속한 것이었다. 그런데 철학적 논의는 데니얼 데닛이 지적한 대로 '답을 할 수 없는 질문'들이어서 의식에 대한 것도 답이 없이 질문에서 새로운 질문으로 끝없이 이어질 뿐이었다. 이런 순환고리를 차단한 것이 진화론에 입각한 진화심리학이다. 진화심리학은 정신과 육체는 별개라는 데카르트 이원론을 폐기켰으며, 마음은 물질과는 별개라는 유심론도 폐기시켰다. 그리고 마음은 진화적 기원을 가진다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함으로써 '인간의 본성', '의식' 등 여러가지 용어로 지칭되는 마음의 본질을 규명했다. 그렇다고 마음에 관한 모든 것이 밝혀졌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큰 그림은 이미 밝혀졌고 세부적인 연결 고리들만이 규명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분..

독서 2016.08.30

종교, 설명하기 - 파스칼 보이어 II

이 전 포스트에서는 마음 또는 의식이라는 것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진전을 중심으로 요약하였다면 이번 그러한 발견을 중심으로 종교가 파생되어 나오는 과정을 요약한다. "기독교나 이슬람교나 불교에 친숙한 사람들에게 종교의 중심 사항이 영혼의 구원이나 해방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불행이 설명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인간적인 특징이다. 왜 일반적으로 불행이나 악이 존재하는가? 이것이 운명, 신, 악마, 조상 같은 개념들이 편리해지는 지점이다. 그것들은 당신에게 왜 어떻게 악이 세상에 생겨났는가를 말해준다(그리고 때로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한 비결을 제공한다)." "사물의 본성상 대부분의 사람에게 삶은 추악하고 야만적이고 짧은 것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종교적 개념을 창조했던 암흑시대에는 틀림..

독서 2016.08.26

종교, 설명하기 - 파스칼 보이어 I

신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한 개인이 신을 인식하는 것은 태어난 이후의 일이지 날때부터 신을 알고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따라서 종교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작동 방식을 알아야 한다. 원래부터 신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신을 알게 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신은 없는 것이라면 인간의 상상력이 어떻게 신을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더더욱 그렇다. 철학과 신학은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지만, 진화심리학은 그렇게 했다. 물론 진화심리학(처음에는 이렇게 불리지도 않았다)도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관심때문에 형성된 학문은 아니다. 생물과 무생물, 동물과 식물,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과 유사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의해 마음에 대한..

독서 2016.08.25

우연과 혼돈 - 다비드 뤼엘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결정론, 숙명론, 운명 등으로 표현한다. 그와 반대로 알 수 없는 미래는 운, 우연, 자유의지 등으로 표현된다. 사물에는 본질이 있고, 진리의 원천은 '신'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언제나 결정되어 있는 미래로서의 운명을 알고 싶어 했다. 이들은 또한 삶에 우연이 개입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적으로 삶에 우연적 요소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안다. 동양에서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고, 서양에는 로마 시대의 키케로 세네카가 '노력이 기회를 만나는 것, 그것이 운이다'라고 했다. 근대 과학이 성립되던 시기에도 결정론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뉴턴의 중력의 법칙이 등장한 이후 모든 운동(또는 변화)는 초기 조건만 알면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결정론적 세계관..

독서 2016.08.22

인류의 기원 - 이상희 & 윤신영

일반 대중들은 진화론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미 진화론은 이론의 차원을 넘어 사실로 인정된다. 그래서 다윈 시대에는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란 말이냐?"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대중들의 인식 속에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인가하는 의구심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원숭이가 아니고 (침팬지나 오랑우탕 같은) 유인원과 공통 조상을 가진다. 중등 교육 과학 시간에 크로마뇽인이니 네안데르탈인이니 하는 용어들을 들어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인류의 기원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은 가져봄직하다. 이런 의문을 추적하는 분야가 인류학, 고인류학 등이다. 인류학에 관해서라면 대한민국은 불모지에 가깝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

독서 2016.08.17

꿀벌의 우화 - 버나드 맨더빌

아담 스미스는 "이기적 개인들의 분업이 사회를 더 부유하게 만든다"라고 역설함으로서 경제학의 아버지란 칭호를 얻었다. 그 이전에는 이기심이란 악덕이기 때문에 사회에 해롭다는 가치가 주류였다. 그런데 이기심과 사치가 '도덕적 악'인 것 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스미스보다 먼저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버나드 맨더빌이다. 맨더빌은 우화의 형식으로 꿀벌 사회를 묘사하면서, 이기적이고 사치를 일삼는 사람들도 섞여 있는 부유한 사회를 묘사한 다음, 그런 악덕이 사라지니 사회가 빈곤해지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 다음 그 우화의 주석 형식으로 설명을 추가해 놓았다. 아담 스미스 보다 훨씬 전에 이기심과 사치와 같은 악덕으로 분류되는 가치가 꼭 나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사회가 부유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주장을 했..

독서 2016.08.14

아이디어 대 폭발 - 제임스 애덤스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는 가운데 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문제 해결을 좀 더 창의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 심리학에서 밝혀낸 결과들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책의 서두를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때면 사람들은 자연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번째 해결책을 선택해 실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에 단점이 있다면 큰 낭패틀 보거나 처음보다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아이디어 혹은 개념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방식을 션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저자는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를 개념화로 정의한다. "우리는 개념화, 다시 말해 아이디어틀 떠올리..

독서 2016.08.13

신의 이름으로 - 존 티한

종교는 오랫동안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해 오다가 진화론의 등장으로 존립 근거가 붕괴되었다. 특히 유일신과 그 신에 의한 세계의 창조를 주장하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여전히 종교는 사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종교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거의 비슷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호기심을 신의 이름으로 억누른 결과 그 반동으로 과학적 방법론이 등장하여 종교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실체를 밝혀낸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대부분 신을 부정하지만 오랜 전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과 사람들이 믿음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에 종교의 근거없음이 명백하고, 순기능 못지않게 역기능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종교 무용론'을 주장하는 단계까지는 좀처럼 나아가지 못..

독서 2016.08.12

진화란 무엇인가 - 에른스트 마이어

어떤 주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 논증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헛점을 찾아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의 논쟁에서 창조론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후자의 방법이다. 유감스럽게도 창조론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가 없다. 근거가 오직 성경 뿐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진화론은 두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캐머런 스미스와 찰스 설리번이 지은 책 '진화에 관한 열가지 신화'는 진화론을 비판하는 논리의 허점을 추적했다는 점에서, 진화론자의 입장에서 후자의 방법을 사용할 예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진화론을 적극적으로 변론할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에른스..

독서 2016.08.09

플라톤 구글에 가다 - 레베카 골드스타인

서양의 지적 전통은 그리스 시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부터 출발한다는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들은 관념론에서 탁월한 통찰력을 발휘하였으나 과학적 발견들로 인해 유물론이 주류가 된 지금은 그 통찰력이라는게 대부분 부정되거나 희미해져 버렸다. 그런데도 그들을 현대에 되살리려는 시도가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자신의 생각을 입증할 수단을 전혀 갖지 못하였기 때문에 오직 사변적 추론으로만 전개했던 그들의 통찰력은 과학이 발전되기 전에는 그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그 영향력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지금은 인간의 본성, 도덕감정, 종교 등을 그들의 통찰력에 기대지 않고 증거에 입각하여 독자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들의 생각을 현대에 되살리려는 시도는..

독서 2016.08.06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 윌리엄 제임스

저자는 심리학 원론이라는 방대한 저작을 출판한 1800년대 말의 심리학자이자 종교철학자이다. 나 자신이 심리학 원론을 읽기 위해 도전했다가 2400쪽이나 되는 분량에 질려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저자에 대한 나의 판단은 현대 심리학을 정립한 사람이었다. 심리학에 대한 방대한 저작을 남기긴 했지만 저자의 약력에 보면 그 책을 출판한 후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시들었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심리학이 과학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는 초창기에 일정 정도 기여를 한 인물 정도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런 저자가 종교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좀 애매하다. 우선 분양이 600쪽이 넘는데다 과학적 실증이 아니라 철학적 논증이어서 논리구조가 아주 복잡하..

독서 2016.08.05

인간: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은 타고난 이원론자라고 말한다. 뇌의 인지 쳬계가 사람을 볼 때와 사물을 볼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대 과학이 성립되고도 여전히 사물의 본성을 다루는 물리학과 생명의 본성을 다루는 생물학은 별개이고, 생물학도 동식물들 만이 대상이었을 뿐 인간, 특히 인간의 마음은 철학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한편, 뉴턴 이래로 물리적 우주의 강력한 법칙을 정립한 물리학은 과학의 근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일까? 물리학의 법칙성에 경도된 사람들, 심지어 학자들조차 생물학은 법칙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물리과학을 설명하는데에는 탁월한 글재주를 지닌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인간의 마음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철학에 그것을 떠 넘겨 버린다. 진화생물학에서 출발..

독서 2016.08.04

위험한 생각들 - 존 브록만 편집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나 그 시대, 그 사회를 관통하는 주류 관념이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굳게 믿기도 했다. 그럴 때 신분제가 타당하지 않다거나,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하면 그건 위험한 생각이 된다. 물론 어떤 생각이 위험한가 아닌가는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한다. 현대의 위험한 생각들은 무엇일까?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 정신의 신비는 풀렸다'라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위험한 생각일까 아닐까? 도덕의 근원이 종교가 아니라는데 그 생각은? 이 시대의 석학들 110명에게 이 시대에 위험한 생각으로 보일 수 있는 생각들이 무엇일까를 질문하여 그 답신을 엮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편집자 존 브록만은 w..

독서 2016.08.02

살인 - 마틴 데일리 & 마고 윌슨 II

지난 글에 이어 '살인'이라는 행위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도덕감정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언급들을 좀 더 살펴보자. 저자는 사회과학이 생물학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역설한다. "생물학이 모든 생명과학을 아우른다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이 다른 학문을 아우르는 개념적 틀을 제공하며 사회과학이 그것을 무시하면 불리하다는 것이다. 생물학이라고 불리는 학문에 딸린 모든 하위 분야는 진화론적 통찰을 바탕으로 발전했으며, 대부분은 선택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전했다." "사회과학에서는 흔히 갈등은 악이고 조화는 선이라는 전제(도덕적 입장으로서는 괜찮지만 사회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를, 좋은 것이란 자연적인 것이고 나쁜 것이란 인위적인 것이라는 일종의 '자연주의적 오류'와 결합시킨다. 그렇게 하..

독서 2016.07.30

살인 - 마틴 데일리 & 마고 윌슨 I

살인은 중요한 사회 현상이다. 그리고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단 아무도 타인에 의해 죽고 싶어하지 않으므로 살인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살인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아니다. 전쟁에서 적군을 죽이는 것은 도덕적 지탄이 아니라 오히려 영웅 대접을 받는다. 구약 성서에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이 나오지만 그때 죽여서는 안되는 대상은 유대인으로 제한된다. 이방인들은 죽여도 전혀 비판받지 않는다. 오히려 신의 명령에 의해 죽이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죽인다는 점에서 '자살'도 '살인'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렇게 다면적인 의미를 지닌 살인 행위가 도덕적 논의에서 오랬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일관성있는 설명은 없었다. 이 살인 현상을 진화심리학에서 설명을 해 냈다..

독서 2016.07.29

종교의 종말 - 샘 해리스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기후는 근본적으로 예측 불가다. 이렇게 과학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원시 부족들은 기우제를 지냈다. 이제는 이것이 미신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종교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자살 테러'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종교가 지금까지는 순기능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역기능이 만만치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꼭 종교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기후를 생각해 보자. 과학은 어떻게 구름이 형성되는지를 밝혀 놓았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비를 뿌릴지는 여전히 모른다. 그러나 신은 '구름 뿐만아니라 언제 비를 뿌릴지도 안다'고 신도들로 하여금 믿으라고 주장한다. 이런 믿음이 오늘날에도 여..

독서 2016.07.27

자유의지는 없다 - 샘 해리스

우리는 특별히 구속을 인지하기 전에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철학에서는 '자유의지'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까? 심리학은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런 단정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변적 추론에 의해 나온 것은 아니다. 신경생리학에서의 실험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경생리학자 벤저민 리벳은 뇌 전도전위를 측정함으로써 사람들이 행위를 의식하기도 전에 이미 행동에 돌입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행동을 지시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아니라 뇌이고, 또 뇌에는 중앙통제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이 무의식의 형태로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특정 시점에 재생되어 행동..

독서 201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