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222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 노엄 촘스키 II

앞의 포스트에서는 역사적 사실들을 단순 나열했다면 이번 포스트에서는 그 행위들의 의미에 대한 촘스키의 분석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제국주의가 만연하던 시절에 유럽과 미국은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 그런데 과연 그 식민지 쟁탈전이 제국의 국민들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갔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촘스키의 분석이다. "식민체제의 부담은 전 사회가 짊어진 반면 이익은 '주요 설계자'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취한 정책은 소수 만의 이익에 도움이 됐을 뿐 영국의 일반 국민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이익에는 해악을 끼쳤다." 식민지를 개척하는 강대국들의 행위 방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개인의 특권과 권위에 헌신하는 중앙집권화된 국가와 야만적인 폭력조직의 동원이야말로 유럽의 정복이 지닌 지속적인 두 ..

독서 2016.11.07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 노엄 촘스키 I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은 한번 가진 생각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놓았다. 그것은 고정관념 때문일 수도 있고, 인지부조화의 영향일 수도 있고, 사고의 관성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대한민국의 몇몇 사람들에게 뿌리깊게 박힌, 거의 무의식 수준에 도달했다고도 할 수 있는 관념 중의 하나가 '미국은 우리를 공산주의로 부터 지켜주었다'라는 것이다. 그 생각이 얼마나 강한지 국가의 자존심조차도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면 접어둘 수 있다고 까지 주장할 정도이다. 미국의 진짜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판이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학자들이 많다. 이 블로그에 요약을 올린 '오만한 제국'의 저자 하워드 진도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이라고 할..

독서 2016.11.06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종교는 오랫동안 인간의 의식을 지배해 왔다. 그럴 수 있었던 까닭은 종교에 많은 순기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에는 순기능 못지 않게 역기능도 많다. 그 단적인 예가 인류 역사상 종교 전쟁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현대에도 여전히 이 종교의 역기능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종교 무용론이 등장하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대 이전의 시대에는 종교가 권력과 결탁하여 사회 지배 이념으로 군림하였기 때문에 종교 무용론의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근대 이후 과학의 발전 덕분으로 드디어 무신론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과학자로서 무신론의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이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다. 도킨스는 종교인들과 논쟁을 벌이다 ..

독서 2016.11.02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만

정신이 육체와는 다른 종류의 무엇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정신 작용을 '이성'과 '감정'으로 나누었다. 이성은 논리적이고, 감정은 본능적이어서 사물의 이치에 맞다는 합리성은 이성의 역할이고, 그 외 살아가면서 설명할 수 없고 정신 작용은 감정이라고 뭉뚱거렸다. 근대 계몽주의 시대는 이성이 주도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여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철학자가 데이비드 흄이다. 흄은 감정이 이성을 지배한다고 했다. 한편 경제학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합리적 경제인 개념을 바탕으로 성립했다. 이런 경제학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지만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주류 경제학으로 군림했다. 그런데 그 경제학의 근본을 뒤흔드는 연구 결과가 경제학과는 전혀 관련없는 심리학자로 부터 나왔다. 데니얼 카너먼..

독서 2016.10.30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리처드 탈러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은 대니얼 카너먼이 주창한 행동경제학에 돌아갔다. 이는 그동안 주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주류 경제학은 합리적 경제인과 효율적 시장 가설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해 왔으나 행동경제학에 의해 두 가정이 모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지금은 행동경제학에서의 발견들을 수용하여 효율적 시장 가설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단계에 있다. 행동경제학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 대니얼 카너먼, 아모스 트버스키(작고), 허버트 사이먼과 더불어 행동경제학에 주요한 기여를 한 리처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에 관한 대중적인 저술을 출판했다. 저자는 경제학자이다. 서서히 주류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긴 하지만..

독서 2016.10.26

다시 만들어진 신 - 스튜어트 카우프만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저자가 신 또는 종교를 옹호하려 할 것이다라고 짐작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틀렸다. 저자는 종교가 쇠퇴하는 시기에 우리가 믿을만한 무엇을 새로 만들자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언급에 저자의 의도가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이 책의 핵심 목표는 현실 세계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찾고 그 속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과학과 종교의 공통 기반을 찾아서 다 함께 신성을 재발명하는 것이었다." 저자가 재발명하고자하는 신성은 다음과 같다. "신성을 재발명하는 것은 부단한 창조성을 내뿜는 이 창발적 우주에서 우리가 무엇을 신성하다고 여길 것인가 선택하는 일이다." "무신론자이든, 부단한 창조력을 발휘하는 이 우주에 처음으로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은 창조주를 믿는 신앙인이든, 모두가 ..

독서 2016.10.25

지적 사기 - 앨런 소칼 & 장 브리크몽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학의 급부상에 위기감을 느낀 사람들에 의한 과학에 대한 공격도 같이 늘어 났다. 그리고 학문의 헤게모니 쟁탈전의 형태를 띠면서 과학을 물질의 영역에 묶어놓으려는 시도가 계속 되었다. 이에 반감을 느낀 과학자가 소위 말하는 인문학의 허구성을 들추어 내기 위해 사기극을 꾸미게 된다. 여기저기서 그럴듯한 문장들을 발췌해서 짜집기를 한 다음 문장을 다듬어서 'Social Text' 저널에 투고를 하게 된다. 그게 통과되어 저널에 버젖이 실렸다. 그리고 그 논문이 실린 날 다른 곳에서 'Social Text'에 실린 논문이 엉터리임을 밝힌다. 그러니 'Social Text' 저널을 출판하는 측은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이 사기극을 기점으로 인문학도 과학적 바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자성이 일..

독서 2016.10.22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 크리스 보스 & 탈 라즈

범죄 수사 드라마를 보면 인질을 잡고 있는 범인들과 협상을 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럴 때 협상은 고도의 심리 게임이다. 이런 협상을 전담하는 팀이 미국 FBI에 있다고 한다. 그 협상팀에서 다수의 실전을 경험한 협상 전문가가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협상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협상에 관한 책도 출판했다. 다음에 나오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협상 전문가이다. 그런 저자가 협상에 관한 책을 펴낸 이유는 범죄와 테러에 관련된 협상 이외에도 우리 삶에는 협상이라고 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협상은 인생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분명하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각자가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원하는 거의 모든 상호작용을 포함한다. 살면서 어떤 순간에는 직업, 경제 ..

독서 2016.10.19

기브앤테이크 - 애덤 그랜트

이 책의 내용은 성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느 성공서들과 마찬가지로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여 이끌어낸 결론들이어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성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은 사변적으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에서의 연구 결과들에서 결론을 이끌어내기는 한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통념에 따르면 커다란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 성취동기, 기회다. 성공을 거두려면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물론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기회도 따라주어야 한다. ........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네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그것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성공에 이르는 ..

독서 2016.10.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아툴 가완디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또 인간의 본성에 관한 깊이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진화심리학도 죽음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설계를 잘하더라도 죽음을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철학과 신학도 죽음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죽음 이후를 논할 뿐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다. 안락사에 관한 논의는 이 범주에 포함된다. 또 가장 최근에 등장한 개념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완화시키는데 촛점을 맞춘 '호스피스' 개념이다. 이 호스피스 개념과 유사한, 'assisted l..

독서 2016.10.17

체크! 체크리스트 - 아툴 가완디

이 책은 실용지식서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체크 리스트'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야 하는 행동들의 점검 목록표를 의미한다. 저자는 외과의사이다. 외과의사들이 수술을 하기 전에 루틴하게 행해야 하는 절차들이 있고 그 절차들을 빼먹음으로써,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주목하여 체크 리스트의 사용을 강조한다. 저자에 의하면 체크 리스트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삶은 주로 무지에 의해 좌우되어왔다. 이 점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예가 바로 질병이다. 과거에 우리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법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만에 과학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지식의 양도 방대해졌다. 무지보다 무능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저자는 복잡성 과학을 ..

독서 2016.10.17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어제 발표된 노벨 문학상은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에게 돌아갔다. 의외의 결과다. 대중 가요 가수가 노벨 문학상을 받다니 세속주의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비슷하게 대비되는 경우는 아니지만 이런 경향도 있었다. 노벨 물리학상은 전통적으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우리가 천재라고 알고 있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1988년에 초전도 물질을 발견한 공으로 공학자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래 지금은 공학자들이 노벨상을 받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그건 그렇고, 고전의 반열에 든 문학 작품들은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타인의 창작물을 완전하게 이해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무엇을 읽고 제대로 이해했다는 지적 허..

독서 2016.10.14

오만한 제국 - 하워드 진 II

지난 포스트에 이어서 책의 7장 '경제 정의: 미국의 계급제도"에 대한 요약은 다음과 같다."우리에게는 우리가 자라온 풍토나 우리가 생활하면서 보아온 것들을 당연하고도 고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다른 것은 무엇이나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것으로 여기곤 한다." "동기에 대한 토론에서 일반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점은, 세상에는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자극하는 동기가 돈 이외에도 숱하게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들의 존경과 찬탄, 자존심과 자기만족의 증대 등등."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부당함의 존재를 알고 있고 변화의 필요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를 무력한 존재로 여기고 있으며, 아마도 이것이 사회변화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일 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

독서 2016.10.08

오만한 제국 - 하워드 진 I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그것을 알려면 우리는 과거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리고 우리의 역사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보면 된다. 우리는 그 역사를 모두 알고 있다. 물론 해석은 여러 갈래일지라도. 또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학은 심리학과 유사한 경로를 거쳐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 심리학이 처음에는 정신의 영역을 탐구하는 학문이었다가 정신이 결국은 물질적 육체의 연장선 상의 것이라는 것이 점차 밝혀지면서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사실을 알려주는 학문이었던 역사는 그게 결국은 해석의 문제임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진화론에서, 기록을 남기기 전의 상황을 해석해야만 현재의 상황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드러남으로써 역사는 필수..

독서 2016.10.07

과학과 인간의 목표 - 아나톨 라포포트

근대 과학이 성립되기 전까지는 학문의 제왕은 철학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여전히 철학은 존재하지만 그 철학도 과학적 접근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삼스럽게 '학문의 제왕은 과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과학의 절대적인 영향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만큼 과학과 인간의 지향점은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 과학이 성숙되기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목표를 추론하는 것은 여전히 철학이 담당하려 했고, 그 뒤를 이어 과학철학이 모색했다. 그러나 이런 모색도 역시 과학자의 몫이고, 과학자들도 그 지향점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과학자가 과학과 인간의 공동 지향점을 추론한 책이 있다. 저자인 아나톨 라포포트는 수학자이자 생물학과 사회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은 학자이다. 그는 사회학자인 로버트..

독서 2016.10.03

정체성과 폭력 - 아르마티아 센

무수히 많은 생물 종들 중에서 집단을 이루어 동종끼리 전쟁을 수행하는 종은 인간 뿐이라고 한다. 전쟁과 폭력은 역사 시대에 무수히 많이 일어난 사실이기도 하고, 선사 시대에도 그런 경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들도 많다. 같은 종끼리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생존 경쟁과 성 선택을 위한 경쟁이다. 그런데 인간의 전쟁과 폭력은 이 이유만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가 없다. 여기에는 유일하게 문화를 창조한 종 답게, 문화의 영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생물학적으로는 동일한 종이지만 사회적 동물로 진화한 인간은 다양한 집단을 구성한다. 상대적으로 사회가 단순할 때는 그 집단을 정의하는 관념이 한, 두가지로 충분했지만 사회가 점점 더 거대해지고 복잡해 짐에 따라 집단을 하나의 관념으로 정의..

독서 2016.09.30

데카르트의 아기 - 폴 블룸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선언한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이 데카르트는 물리학자이기도 했다. 그 말은 오직 관념적으로만 사유한 것이 아니라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고 애쓴 학자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인간의 본성을 설명할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던 시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서두와 같은 널리 회자되는 말을 하게 된다. 동물들과는 구분되는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에게는 물질적 육체와 구분되는 정신(또는 영혼)이 존재함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정신-육체 이원론, 또는 데카르트 이원론이라고 불린다. 지금은 진화생물학, 신경생리학 등에 의해 인간의 의식조차도 뇌에서 파생되는 현상, 즉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는..

독서 2016.09.24

진화의 미래 - 크리스토퍼 윌스

진화론은 이제 이론이 아니라 사실이다. 물론 그 이야기에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여러 과학자들이 창조론을 적나라하게 논파하였지만 아무튼 믿음이란 사실에 앞서는 것이어서 달리 도리가 없다. 진화론을 거부하는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이 시비를 붙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진화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진화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은 과학자들도 흔쾌히 인정하는 바다. 문제는 그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진화론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설명에서 논란이 있다는 것뿐이다. 다양한 가설들이 진화론 내부에 존재하고, 그것들은 검증과 반증을 거쳐 결국은 하나의 가설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것이 과학이 발전하는 방식이다. 논란이 있는 가설 중에 ..

독서 2016.09.21

평등이란 무엇인가 - 스튜어트 화이트

'평등'이란 관념은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것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관념이어서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그러한 모색은 계속되고 있다.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결코 놓을 수 없는 이 관념이 왜 실현되지 못하고 실패만 거듭하고 있을까? 그것은 '평등'이라는 관념이 실제 현상과는 무관하게 관념적으로만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상을 가만히 살펴보면 정치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모두 같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인간까지 포함하는 자연은 모두 다른 다양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평등'이라는 관념은 다양한 다른 관념들과 충돌한다. 가..

독서 2016.09.17

우연과 필연 - 자크 모노

인간의 본성 못지 않게 생명의 신비도 과학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던 분야였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은 철학과 신학이었다. 과학의 발전, 특히 생물학에서의 진전은 철학과 신학의 근거를 대부분 붕괴시켰다. 물론 인문학자들은 그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문이란 것도 결국은 헤게모니 다툼의 장이니만큼 진실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중의 무지에 의존하는 철학과 신학은 그 세력이 점점 약화되어 갈 것임은 분명하다. 철학자들이 오랫동안 시름했던 '우연', '필연' 이런 개념들을 이제는 과학자들이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철학과 신학이 왜 길을 잘못들어 섰는지에 대한 이해도 증가한다. 자크 모노의 책 '우연과 필연'은 과학에 의해 철학이 극복되었음을 분명한 어조로 밝힌 ..

독서 201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