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독서 222

대륙의 딸들 - 장 융

사람들이 흔히들 "옛날이 더 좋았다"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는 학문의 세계에서도 이상향은 저 먼 옛날 고대에 설정되어 있다. 중국 문명에서의 은, 주 시대가 그렇고, 서양 문명에서는 그리스 시대가 그렇다. 그러나 고인류학은 그런 시절의 인류의 삶은 지금 우리가 유인원이라고 칭하는 오랑우탄이나 침팬지 등이 살아가는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대의 미디어의 발달로 도처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될 때 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예전에는 목가적인 삶이 있었는데 지금은 삶이 황폐해졌다는 식으로 한탄한다. 이런 식의 생각은 결코 타당하지 않음을 많은 역사서들이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우리는 막연하게 옛날을 그리워 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 옛날에 근대 한국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 ..

독서 2017.01.04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로버트 트리버스

저자인 로버트 트리버스는 진화론에서 호혜적 이타주의 이론, 양육 투자 이론, 부모 자식 갈등 이론을 제시하여 자연선택을 진화생물학의 기초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인간의 마음에 있어서 여러 논란거리 중 하나인 거짓말에 대해 진화론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나섰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남을 더 잘 속이기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인다. 남을 속이기 위해 우리는 있을 법하지 않은 온갖 방식으로 내부에서 정보를 재편하려는 유혹에 빠지며, 대체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일 수 있다. 자기기만의 주된 기능이 공격하는 것이라는 -남을 속이는 능력이라고 볼 때- 이 단순한 전제로 부터 우리는 자기기만의 이론과 과학을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핵심 주장을 미리 언급해 두었다,..

독서 2017.01.02

마음의 아이들 - 한스 모라벡

요즘 과학기술계의 화두를 꼽으라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상위에 위치할 것이 분명하다. 세상사가 흔히 그렇듯, 이 둘도 사람들에게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준다. 당장은 이들이 주는 혜택으로 인해 환영을 하지만 이들이 만들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기계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감정의 폭은 지금보다 적었을지언정 희망과 두려움 모두를 가진 것은 분명하다. 이 둘 뿐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폭이 더 넗을 뿐 양면성은 그대로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의 미래는 언제나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나뉜다. 영생을 약속하는 극단적 낙관론부터 인류의 멸망을 예언하는 극단적 비관론까지 그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어쨎거나 미래는 알 수 없다고 드러나 있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고, 그런 경향에..

독서 2016.12.29

협상의 법칙 II - 허브 코헨

이 책도 '협상의 법칙 I'과 마찬가지로 협상의 법칙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협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전해 준다는 데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제목에 붙은 'II'도 'I'의 내용이 이어진다기 보다는 유사한 내용을 새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version II'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을 듯 하다. 원 제목은 'Negotiate This! By Caring, But Not T-H-A-T Much(이렇게 협상하라. 신경 쓰되, 너무 많이 쓰지는 말라)'이다. 저자는 '협상의 법칙 I'에서 삶이란 협상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여기서 그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 있어 삶이란 것은 타인(예컨대, 직장 상사, 고객, 집주인, 이..

독서 2016.12.26

협상의 법칙 I - 허브 코헨

인생은 크게 보면 협상 아닌 게 별로 없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인 직업의 세계에서 끝임없이 협상을 해야하고, 가족들 간에도 협상이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도 협상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성공 & 자기 계발'로 분류되는 책들 중에 협상을 잘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조언서가 빠지지 않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 박근혜는 국민들을 대상을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미래가 걸린 그 협상을 대단히 서투른 방식으로 하고 있다. 어쩌면 협상에 대한 조언은 박근혜에게 필요한 것일 수는 있지만 아무튼 이런 책들이 한때 유행을 했으나 지금은 좀 시들하다. 그 이유는 상대편이 존재하는 과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개인에게 조언하는 것은 별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독서 2016.12.25

부유한 노예 - 로버트 라이시

우리는 생활수준을 과거와 비교해 보았을 때, 확실히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또 삶이 더 팍팍하다고 느낀다. 게다가 '느린 삶'이라는 말이 화두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느낌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여서 분석이 필요하다. 그 분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나왔지만, 그 중에는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에서 고위 관료로 지내다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직을 던진 로버트 라이시의 책도 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Future of Success" 즉 '성공의 미래'이다. 번역 제목보다 훨씬 더 가치중립적이지만 책의 내용을 보면 번역 제목도 상당히 타당함을 알 수 있다. 저자가 밝힌 이 책의 저술 목적을 보면 그렇다.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과 삶을 꾸려가는 ..

독서 2016.12.22

세계 문화와 조직 - 길트 홉스테데 & 미카엘 민코프

우리는 각 나라들의 문화들이 지역 별로 유사하면서도 또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럽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을 수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독일과 영국과 프랑스는 서로 또 다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왜 그런지에 대해 비교문화론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 비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문화는 가치로 가득 차 있고, 가치는 판단을 내포한다. 이 절의 이슈는 강력하게 가치 관여적이다. 도덕적-부도덕적, 적당한-부적당한 행동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의 비교는, 도덕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것이지 행위 그 자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다. 사회적 관계나 성적 관계에서 최고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IBM은 세계 7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독서 2016.12.19

생각의 지도 - 리처드 니스벳

동양과 서양은 확실히 다르다.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의 공통점도 많다. 후자는 진화심리학에서 생물학적 기원을 거의 밝혀 논 상태이다. 그러나 '다름'은 문화의 영역으로 생물학적 기원을 추적하는 것만으로는 분석하기가 힘들다. 문화도 유전자처럼 복제자로 가정하여 '밈'을 통해 설명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밈' 개념 자체가 아직은 가설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문화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은 문화 그 자체의 차원에서 다룰 수 밖에 없다. 이때 유용한 도구가 비교문화론이다. 다양한 문화의 비교를 통해 문화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대표적인 저서라면 홉스테데의 '세계 문화와 조직'을 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영, 미와 유럽을 포함한 서양 문화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의 동양 문화를 비교 분석한 ..

독서 2016.12.18

바른 마음 - 조너선 하이트 II

지난 포스트에 이어 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면 다음과 같다.논증으로서도 부실하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보수가 가지고 있는 가치들은 인간의 권리라는 개념이 아예없던 시절에도 통용되는 그런 것들이었다. 그에 비해 진보는 극소수의 지배 계급에만 존재했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피지배계급에게 되돌려 주는 쪽으로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진보가 된 것이다. 이쯤에서 저자가 직접 언급한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이데올로기를 간단히 정의 내리라고 한다면, "무엇이 적합한 사회 질서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에 대한 일련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데올로기와 관련해 가장 기본적으로 묻는 질문은 "현 질서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바꿀..

독서 2016.12.14

바른 마음 - 조너선 하이트 I

이 책은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할 것 없이 논쟁과 대립이 난무하는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저 부제 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데다 이 책을 소개한 이의 글에도 좌파와 우파의 대립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혹시라도 대한민국 정치 상황의 난맥 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이 책을 서둘러 읽어 보았다. 저자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해 두었다. "여러분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새로운 생각의 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두 가지 주제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골치아프며 가장 편이 갈리는 문제인 정치와 종교를 말한다. 사회 생활 에티켓 책에서는 서로 예의를 지켜야할 때는 정치와 종교에 관한 화제는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독서 2016.12.13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 케빈 더튼

생물계의 자연 현상에서 위장술, 기만술 이런 용어들이 흔히 등장한다. 이는 상대의 의도를 무력화시키거나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거나 그 둘 모두를 위해 생물들이 행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인간 사회에는 '거짓'이라는 용어도 흔히 사용된다. 이는 앞의 두 용어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진화론에서는 인간을 포함하는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기만술을 진화시켰다는 점을 합리적으로 설명한다. 한편 '협상'과 '설득'은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거짓 또는 위장이 개입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모두를 합쳐 협상이라고 했을 때, 고차 지향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 협상을 잘 할 수 있는 기술이 궁금해진다. 저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가능성이 개인에게는 ..

독서 2016.12.09

스피노자의 뇌 - 안토니오 다마지오 II

이 책의 저자가 신경생물학자여서 신경생물학에서 밝혀낸 감정의 생물학적 근원을 지난 포스트에서 요약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저자가 어떻게 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보자. 스피노자 이전에도 현대 진화심리학에서 밝혀낸 인간의 본성에 근접한 통찰력을 보여준 철학자들이 많다. 흄도 감정의 역할을 강조했고, 아담 스미스도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서 도덕 감정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데 저자가 굳이 스피노자를 거론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대 생물학의 영향 아래에서 싹트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개념이 인간 본성에 대한 스피노자의 개념과 어느 정도 겹쳐지기 때문이다." 스피노자가 통찰력을 보였다 하더라도 스피노자는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은 전혀 엉뚱한 곳에 가 있다. 아담 ..

독서 2016.12.06

스피노자의 뇌 - 안토니오 다마지오 I

뇌의 존재는 오래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고대의 철학자들은 마음은 심장에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은 뇌로 부터 나온다는 점은 이른 시기에도 알고 있었다. 문제는 뇌가 육체의 일부인 것은 분명한데 이 뇌로부터 나오는 생각이라는 것이 물질로서의 뇌의 연장인지 아니면 생각 자체는 뇌와는 별개의 존재인지 여부였다. 고대 그리스 시대 그 이전부터 데카르트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의 숙고 끝에 철학에서는 마음은 물질과는 별개의 어떤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근대과학은 마음도 물질적 뇌의 연장선 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확정지었다. 한편, 과학자들도 그리스 시대로부터 이어지는 지적 전통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과학적 연구 결과는 '마음과 몸은 하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음과 ..

독서 2016.12.05

틀리지 않는 법 - 조던 엘렌버그 II

지난 글에 이어 저자가 수학의 응용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을 요약한다.우리는 잘될 때는 그것이 계속 잘될 것이라고, 그리고 잘 안될 때는 계속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기업 실적을 분석한 자료에서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이 드러났다. 지금 잘되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평균으로 수렴하고 잘 안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평균으로 수렴한다는 뜻이다. 그에 대한 설명을 요약한 구절들은 다음과 같다. "어떤 펀드가 내리 5년째 시장을 제패한다면 그것은 투자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시크리스트는 괜히 충격을 누그러뜨리려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책에 '기업 활동에서 평범의 승리'라는 대단한 제목을 붙였다. …… 시크리스트는 이렇게 썼다. "기업의 경쟁 활동에서는..

독서 2016.12.02

틀리지 않는 법 - 조던 엘렌버그 I

초등, 중등, 고등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수학에 대해 염증을 내어보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들 중에는 수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분들도 가끔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수학은 정말 왜 필요한 것일까? 사람들이 어렴풋이 나마 수학적 배경을 가진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여론 조사라고 할 수 있다. 카지노의 도박도 확률론이라는 수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공계로 진학한 대학생들 조차도 미적분, 확률 통계, 이런 수학적 개념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고, 그게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하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상황은 이러하지만 교육과정에서 수학이 없어질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더욱 강화되는 것을 보면 정말 필요하기는 필..

독서 2016.12.01

여론 - 월터 리프먼

우리가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머리 속에 모호하게 떠돌던 생각이 명료한 문장으로 표현된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월터 리프먼의 '여론'은 주로 후자의 경우이다. 왜냐하면 여론과 그에 따른 사회 현상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문을 쓴 사람은 다음과 같이 리프먼을 평가하고 있다. "리프먼은 인간이 사회를 비합리적이며 때로는 자기중심적인 방식으로 인식한다고 지적하고, 이런 식의 비합리적인 사회인식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최적의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고 비판하였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하여 직접 아는 바가 너무도 빈약하고, 언론 보도를 마치 현실인 양 착각하고 있..

독서 2016.11.28

앵무새의 정리 - 드니 게디

과학은 어렵다. 과학은 복잡한 자연현상을 수학이라는 언어로 간결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그렇다. 당연히 수학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수학과 과학은 대중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수학을 대중들에게 알려주려면 자연히 이야기 형식을 빌릴 수 밖에 없다. 그 이야기도 두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수학의 응용을 이야기 식으로 서술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수학의 역사를 이야기 식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어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앵무새의 정리'는 후자에 속한다.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곤 하지만 완전히 동떨어진 추리 소설 형식의 이야기에 수학의 역사를 곁들여 놓은 것이어서 그 효용성에 대한 생각은 책을 읽는 사람들마다 다 다를 수 있다. 소설은 은퇴한 수학자..

독서 2016.11.23

우주의 청사진 - 폴 데이비스

과학에 가장 적대적인 종교 집단은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이다. 왜냐하면 진화론이 자연법칙으로 정립됨에 따라 유일신의 존재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도 진화론을 받아들임으로써 과학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근본주의자들의 반과학적인 태도는 여전하다. 여기서 온건한 종교인의 태도가 애매하다. 이들은 과학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의 믿음도 버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들이 기대는 것이 지적설계론 아니면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비어있는 자리'이다. 지적설계론도 진작에 논파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과학이 아직까지 규명하지 못한 '빈 자리'이다. 이런 종교인들의 심리에 의도치않게 기여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폴 데이비..

독서 2016.11.20

이타적 유전자 - 매튜 리들리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출판했을 때 사회의 반향은 대단했다고 한다. 유전자는 오직 자신의 복제 만을 염두에 둔다는 점에서 이기적이라는 도킨스의 언급이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이다'라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타고난 이기주의자가 아니다'라는 반박이 다양한 경로로 부터 나왔다. 인간의 도덕 관념에 대해 오랫동안 숙고해 온 인문, 철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과학계에서 조차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저항이 거셌다. 과학계에서의 비판은 인간 뿐만 아니라 사회성 곤충들에서도 이타성이 드러난다는 것에 있다. 말하자면 이기적 유전자가 어떻게 이타성이 나타나게 할 수 있는가이다. 물론 지금은 진화심리학에서 이타성의 문제를 대부분 정리해 둔 상태이지만, 도킨스의..

독서 2016.11.16

마인드 버그 - 앤서니 그린월드 & 마자린 바나지

인간이 이룩한 문명을 보면 경탄스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 인간이 신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근거없는 주장이 현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위대해 보이는 인간들이 하는 짓을 보면 또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이러한 인간의 양면성을 이해하기 위해 철학자들이 수천년 간 고심했지만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저 추론만 할 뿐. 여기에 설명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 심리학이었다. 심리학도 초창기에는 정신과 육체는 별개라는 전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혼돈 속에 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육체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뇌의 작용이라는 것을 점점 알아감에 따라 뇌의 작용을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실질적으로 깊어지게 되었다. 인간은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이룰..

독서 2016.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