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beautiful world!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면서

정치, 사회

청와대 발견 문건, 이재용 재판 증거로 제출

thinknew 2017. 7. 22. 08:18

[이미지 설명] 바람을 지배하는 자, 누구인가.

세상 일이란 참으로 묘하다. 황교안이 서둘러 대통령기록물을 지정해 봉인해 버릴 때 촛불민심은 분노했다. 하지만 추후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그 분노를 억눌렀다. 그런데 그 중요한 문건들이 너무나 어이없게도 그냥 발견된다. 게다가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까지 된다. 일단 기사부터 보자.

http://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4019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 삼성 관련 문건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거로 제출됐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본 뒤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양재식 특검보는 문건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면서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작성하고 출력해 보관한 문건"이라고 밝혔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파견 근무했던 검사이며, 특검은 이 검사로부터 일부 문건을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채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상식적인 판단으로도 청와대에 파견된 현직 검사가 본인이 작성한 것이라고 확인해 준 것이니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리가 만무하지 않겠나. 또 이재용측 변호인들의 입장이란게 고작 "제출 시기가 늦었다"라는 것이고 보면 더더욱 그렇다.

문건 발견 초기부터 파쇄하고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한 이 후 이렇게 중요한 문건들이 그냥 청와대에서 발견된 것은 누군가가 발견되기를 바란 것이거나 박근혜 탄핵 이후 조직 체계가 완전히 붕괴된 탓일 것이라고 추측하곤 했다. 작성자가 트러나는 것을 보면 그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 준다. 여기에다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거창한 구호를 들먹일 필요는 없다. 촛불 집회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된 데에는 사람들의 누적된 불만이 가장 큰 요인이었을 테고, 그런 불만이 현직 검사들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이라고 없을 리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권력의 위세에 눌려 잠복하고 있었을 따름이지.

촛불 집회가 막 시작되던 무렵의 암울했던 상황을 회상해 보면 '동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아직 채 일년이 되지 않은 동안 세상이 바뀐 모습을 보면 '상전벽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적폐 청산없이는 그 호시절도 일장춘몽으로 끝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촛불 민심도 문재인 대통령도 그 점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중간에서 멈출 수도 없고, 멈추어서도 안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