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라는 아프간에 관련된 이야기마다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죽음, 상실, 상상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지 놀라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아 계속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세번째 작품인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아프가니스탄의 구전 이야기를 뼈대로 하여 이야기는 전개된다. 옛날 어느 때 악마가 아이들을 제물로 잡아갔다. 제물을 바치도록 선택된 집의 가장은 제비뽑기로 한 아이를 악마에게 바친다. 그러나 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아이의 아버지는 다시 악마를 찾아간다. 악마의 시험을 통과한 아버지는 아이의 현재의 삶을 엿보게 되는데 생각과는 달리 아이의 삶은 행복하기 그지없다. 악마는 아버지에게 선택권을 준다. 아이를 다시 데려가든지, 아니면 지금의 삶을 계속 살게 하든지. 고심 끝에 아버지는 결국 아이를 남겨두기로 한다. 그리고 악마는 아버지에게 그 과정을 모두 잊게 하는 약을 선물로 준다. 그 약을 먹은 아버지는 아이를 찾으러 갔다는 사실 마저도 잊은 채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압둘라와 파리 남매는 생활고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부잣집에 입양되어간 여동생 파리는 오빠에 비해 무난한 삶을 살아 가다 중년에 이르러 오빠의 존재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아간 오빠는 이미 죽고 없다. 이 소설에서도 몇가지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세상은 사람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며, 살과 뼈에 가려진 희망과 꿈과 슬픔에 대해서는 조금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걸 배우게 되었다. 그것은 그처럼 단순하고 불합리하고 잔인했다."
"내가 카불에서 배운 게 있다면, 인간의 행동은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편리한 좌우 대칭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이 책들도 재미있다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술술 읽힌다. 그건 아마도 저자가 독자들의 정서와 교감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 책들도 읽을지 말지는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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