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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정동영, 개혁진영의 계륵

thinknew 2017. 4. 22. 09:49




정동영은 참으로 개혁진영의 계륵같은 존재다. 사람들은 정동영의 '노인 폄하' 발언을 비판하지만 그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사소한 실수가 없었더라도 정동영이 이명박을 이기긴 힘들었다. 선거란 것이 지면 모든 것을 덮어쓰야 하는 것이어서 그게 크게 부각되었던 것 뿐이다. 정동영의 패착이라면 아마도 호남이라는 집토끼에 너무 집착한 것일 것이다. 그래도 정동영은 통일부 장관까지 해서 일까, 종북 노름에 대해서는 안철수와는 달리 선을 그을 줄 아는 양심은 있다. 해묵은 색깔론인 '주적' 논란에 대해 정동영이 한마디 했다. 기사를 보자.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377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마저 ‘북한이 주적’이라며 주적논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같은 당 통일부장관 출신인 정동영 의원이 시대착오적이고 소모적 논쟁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남북관계가 끊어지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적 관점에서 국방부의 입장, 군의 존재이유 측면’에서는 분명하다”면서 “도발에 대응하고 안보태세를 강화하는(데 있어) 안보 상대로서의 북이 있는 것이지만 통일부를 만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것이 민족내부의 특수한 관계 아니겠느냐”며 “이런 양면적 성격을 다 통합하고 고려해서 한반도 문제에서 일단 평화를 만들고 평화적 통일을 향해 가는 것이 다음 지도자 역할이지 주적이냐 부적이냐 아니냐는 것을 갖고 논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소모적”이라고 비판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부정할 수 있는 박지원과는 달리 정동영은 주적 논란에 발을 걸치는 안철수를 정면 비판한다. 이걸 보면, 정동영은 아직 제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정동영이 보여준 태도 등을 보면 정동영이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그늘에 가려 몸부림치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특히 감싸준 정치인을 들라면 추미애, 정동영, 그리고 조경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추미애는 개혁진영으로 완전히 돌아왔다.조경태는 자신의 정체성을 따라 새누리당으로 갔다. 그런데 정동영은 배신을 때리지도 않았지만 개혁 진영에 온전히 흡수되지도 못하고 있다. 정동영은 노무현이 어떻게 정치적 입지를 굳혔는지, 그리고 추미애가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는지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 서울에서 국회의원 떨어지고, 전주로 내려간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다. 지금 국민의당에서 재기를 도모하고 있는 것도 바보짓이기는 마찬가지다. 노무현이 지역주의와 싸울 때 그게 반드시 보답받으리라는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추미애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절치부심할 때 그것이 결국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걸 보면, 정동영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감내하는 인내력이다. 정동영이 재기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재기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민의당에서 뭉개고 있으면 재기 가능성은 제로다. 정동영, 아직 젊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와라. 그래서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에 힘을 보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