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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조선일보가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다단계 이유

thinknew 2018. 7. 17. 10:29


이스라엘의 정보 기관이 이란에 침투하여 문서를 탈취해 갔단다. 이건 선전포고 없는 전쟁 개시와 같은 비열한 행태이고,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서가 아니었다면 당장 전쟁이 일어날 일이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그 기사를 마치 아군이 적군을 상대로 첩보 작전을 성사시킨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보도한다. 그 기사를 일단 보자.

http://v.media.daum.net/v/20180717030623601 


"지난 1월 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 20여명이 적국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한 창고 건물에서 500㎏가량의 극비(極祕) 자료를 빼내 탈출한 실제 작전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월 30일 생방송으로 이 자료를 전 세계에 공개하며 "이란의 핵 합의는 거짓말에 기초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서방 일부 언론은 "이란의 과거 핵개발 자료이지 핵협정을 맺은 이후 핵개발을 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를 평가절하했다. 이란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려는 이스라엘의 사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과거에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어긴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작전 성공만을 보도한다. 이런 식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것처럼 구는 데에는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는 논리가 한겹도 아니고 여러겹으로 중첩되어 있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은 한반도를 분단 상황으로 관리하기 위해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다. 그 미국이 이란과도 '핵 협정' 문제로 대립 중이다. 그 이란을 이스라엘이 적국에서 작전하듯 핵 관련 문서를 탈취해 갔다. 그러니 '북한의 적은 미국, 미국의 적은 이란, 이란의 적은 이스라엘'이라는 논리 구조가 생긴다. 따라서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집단에게 '이스라엘은 우리편'이 되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북한에 적대감을 보인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은 조용히 살고 있지만 조갑제가 월간조선 사장으로 말빨을 세우고 있을 때 '국군의 탱크가 평양에 진격하는 것, 그것이 통일'이라고 호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일으켜 남한을 거의 점령할 뻔했던 전력이 있으므로 적으로 규정하는 관점 자체는 비난할 게 못된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북한은 적'이라고 규정하는 의도가 불순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1970년대까지는 '북한이 남한의 적국'이라는 논리가 일정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일정 정도'라고 한 것은, 그때도 그 논리를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가 아닌 정부 비판 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로는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 자체를 감추어 둔 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논리를 계속 강화시켜 가며 한 짓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독재 세력을 탄압하는 것이었다. 독재 정권에 부역하면서 방씨 일가의 사적 이익도 물론 챙겼다.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었든 사적 신념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든 간에 자신들의 사적인 목적을 위해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성을 불사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선일보는 사회적 흉기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조선일보는 폐간시켜야 마땅하다. 오랫동안 그것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러니 '조선 폐간'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그 날까지 조선의 감시를 한시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다.